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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10월
평점 :


조선희 작가라고 하면 공포 미스터리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많은 작품을 읽어 본 독자로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SF소설 장르라는 점에서 어떤 의미일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작품은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된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일주일 간의 행복으로 지니고 다니는 로또, 이제는 로또 1등 당첨이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지도 않거니와 당첨금에 따라서 서울에 자가 마련도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작품에선 예순 다섯이라는 나이에 처음 산 복권에 무려 1등이 당첨된 혜령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에 대지진이 발생한다. 도시가 초토화되다시피 해서 폐허가 되었으니 1등도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모든 것이 단절된 서울 홀로 남은 혜령이다. 물도 수도도, 집도 없어진 가운데 혜령은 그래도 살 곳을 찾아보고 완공이 채 되지 못한 화장실에 살면서 이제는 아무도 없는 마트나 주변 등에서 식자재와 물 등을 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보통 이런 재난의 발생에서 주인공은 비교적 젊은 세대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혜령은 무려 예순 다섯이다. 아무리 기대 수명이 높아져 60도 청춘이 시대라지만 결코 적지 않은 나이, 그런 혜령이 오롯이 대지진이라는 재난의 상황 속에서 그토록 바랐던 그러나 이런 식은 분명히 아닐 혼자가 되어 삶을 꾸려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마치 원시시대 마냥 서울에는 기이한 생물체도 등장하고 기상현상도 발생한다. 게다가 그녀가 하루하루 살아낸 시간이 무려 17년이 흐른다는 사실이 놀라운데 모든 것이 초토화된 서울의 곳곳에서 오히려 자연이 재생하고 혜령은 그속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점차 예전의 모습과는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생존을 위해 매일매일 고군분투한다.
이 모든 것을 예순다섯이었던 그리고 17년 이상을 살아내고 있는 혜령이 주도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기이한 점은 도시의 재생과 기이한 동물들의 등장이나 기상현상 뿐만이 아니라 혜령의 신체에도 변화인지 진화인지 알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혜령처럼 살아남은 사람들까지 나타나면서 혼자에서 우리가 되는 과정, 그리고 이들은 왜 살아남았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이며 왜 살아가야 하는가를 그려낸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