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온서평단(단단한맘&레이첼)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공포 문학에서 장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편은 상대적으로 짧은 호흡 속에 공포와 나름의 반전도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한국 공포 문학의 밤'시리즈는 그중에서도 한국의 공포 문학 단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왔고 벌써 셋째 밤이 다가왔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셋째 밤』에는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참고로 이 작품들은 온라인 소설 플랫폼인 브릿G를 통해서 엄선한 작품이라고 한다.


뭔가 현실 속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던 단편모음집으로 첫 번째 단편인 「야!」를 보면 요즘 하도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매일 밤마다 남의 집 근처에 와서 미친게 아니가 싶은 험한 말을 쏟아내는 사람을 참아내는게 쉽진 않을텐데 현실에서라면 직접 나서기 보다는 경찰에 신고해야 가장 안전하겠지만 이 작품에선 결국 참다참다 폭발한 남편이 미친 여자에게 뛰쳐나간 후 벌어지는 일은 도시 괴담 중 하나와 닮아 있고 실제로도 가능해 보여 무섭다.
「구더기의 왕」은 SF 스릴러 장르인데 핵전쟁이 발발한 이후 인간의 거주 지역을 둘로싸고 창궐한 곰팡이와 그로 인한 인간의 처참한 변이를 그리고 있고 「입춘 벽사문」은 위험한 순간 도움을 받은 댓가로 입춘 전야에 벽사문을 쓰게 된 한 선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괴담 - 방 탈출 카페 제작 중에 생긴 일」은 방 탈출 카페 기획자인 주인공이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창포꽃을 세 번 접으면」은 술값 내기는 흔한 소재지만 무서운 이야기로 내기를 한다는 점과 내기 당사자 중 한 명인 여성이 걸었다는 저주성 주문을 둘러싸고 이게 효과가 나타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거지 싶어 다시금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구나 싶기도 했다. 「코스모니콘의 추억」은 괴담과 증강현실 앱이라는 상당히 현실적인 소재 속 고전적인 공포가 결합된 흥미로운 작품이다.
심청이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한데 「호러 심청」의 경우에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이야기인데 아버지인 학규의 빚 때문에 강제로 선주와 결혼하는 것은 비슷한 전개를 보이지만 그 이후 심청이 겪는 일과 계모로부터 듣게 되는 아버지에 대한 진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신선함을 보이는 작품이었다.
「우리 안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중심으로 이를 은폐한 인물이 겪게 되는 공포를 그리고 있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구더기의 왕」과 같은 SF 스릴러로 생존의 위협까지 넘긴 끝에 주인공이 닿은 진실이 공포로 다가온다.
공포 문학이라는 공통된 장르 속 흥미로운 소재를 활용해서 현실과 가상의 공포를 모두 잘 담아내고 있고 특히나 왠지 현실에서도 가능할 것 같은 괴담 같은 이야기가 더욱 무섭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