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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소각 지침
마커스 클리워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알바든, 직장이든 지나치게 고수익, 고소득을 내세우는 구인광고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유 없이 돈을 많이 주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하는데 그럼에도 사람 마음이란게 더 많은 돈을 준다면 일단 끌리는게 사실일테다. 『토끼 소각 지침』에서의 메이시처럼 말이다.
특히나 그녀의 상황은 현재 굉장히 힘들다. 당장 돈 나올 곳은 없는데다 가진 돈도 없고 퇴거 통보까지 받게 되면서 구인 광고를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 보수를 많이 준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은 한 외딴 저택을 봐주는 일이었다. 시간은 사흘이다. 그런데도 무려 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주겠다고 말한다. 돈이 급한 메이시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거액이라 결국 그녀는 이 조건을 받아들인다.

그런 메이시에게 집주인인 그레이스는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하나 건네주는데 그곳에는 이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 하지 말아야 할 금기 사항이 소개된다. 거액을 주고 집을 지키는 것이니 집주인으로서는 합당한 요구를 할 수 있지 싶지만 비디오 테이프에 나오는 규칙과 금기 사항은 너무나 기괴하다.
새벽 3시부터 4시에는 집 안의 모든 불을 꺼야 한다. 뭐 여기까지 할 수도 있지 싶은데 이어서 나오는 규칙은 토끼를 발견하면 10분 안에 쫓아내야 하고 만약 실패하면 산 채로 벽난로에 소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끼 잡아 본 적은 없지만 굉장히 민첩하게 느껴지던데 과연 10분 내에 잡을 수 있을까 싶으면서 못 잡으면 그 이후의 규칙을 지킬 수 있을까 싶다. 산 채로 소각이라니...
마지막 규칙이 가장 기괴하다. 창백한 푸른 눈을 한 사람이 저녁 6시부터 아침 6시 사이에 찾아오면 들키지 말고 숨어 있으라고 말한다. 단순히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게 아닌데다가 12시간이면 결코 짧지 않은데다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날이 밝아오기 전이라는 시간이라 더 그렇다.

과연 이런 규칙과 금기사항을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일단 이 일을 하기로 했다면 최대한 지키려고 할 것 같은데 메이시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채 어기고 만다. 불을 꺼야 하는 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저 몇 초가 지났을 뿐인데 토끼가 나타나고 전화벨 소리와 노크 소리가 들린다. 도대체 이 집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사흘 동안 메이시는 무사히 이곳을 지킬 수 있을지, 안전하게 이 집을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이걸 만약 영상화한다면 청각적/시각적 효과로 그 공포는 더욱 커지지 않을까 싶어 영상화가 기대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