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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피치
이서현 지음 / 한끼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미신 같은, 그러나 오죽하면 그럴까 싶은 속설이나 소문이 있다. 아마도 사람들의 염원과 간절함이 만들어 냈을 법한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누구에게나 그런 마음 하나쯤은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완등하면 헤어진 연인이 돌아온다’는 소문의 암장 역시 왠지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돌이 들리느냐 들리지 않느냐에 따라 소원이 이뤄지고 안 이뤄진다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등반을 해야 하니 어찌보면 염원에 더 큰 노력까지 더해야 하니 말이다.

『여름의 마지막 피치』는 바로 그런 염원에서 시작한다. 이곳을 찾아 온 이도 다양한데 요리 유튜버부터 시작해 무명 성우, 젊은 무당은 물론 벽을 오르는데는 일가견(?)이 있을 국가대표 클라이머도 있고 이 사람은 뭐지 싶은 센터장까지 더해진다.
이들은 각자가 지닌 상실과 간절한 염원을 담아서 일명 재회의 벽을 오르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 재회의 벽에도 나름의 수칙이 있다는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한 명만 떠올리며 오르고 클라이밍을 하다가 울지 말아야 하며 홀드가 흔들리면(아마도 위험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내려오고 탑을 찍더라도 경거망도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은 등반하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과 성공 시 다시 오면 안된다는 것.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별똥별을 보기도 쉽지 않지만 찰나의 순간이라 소원을 빌기도 어렵다. 바로 이런 이유로 그 짧은 순간에 바로 떠올리고 빌 수 있는 소원이라면 그만큼 간절하기에 이뤄진다는 해석도 있는데 이 작품에선 클라이밍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재회를 위해 누구를 떠올리게 될지도 궁금하지만 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결국 그 과정에서 만남과 이별을 되돌아보며 나름의 자기 성찰의 시간도 가질 수 있기에 이런 현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재회에 성공한다는 것, 결국 그것은 정말 헤어진 이와의 만남일까 아니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스스로에 대한 발견일까. 그것에 대한 진실은 오롯이 그 등반에 성공한 이만이 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왜 걷냐고 묻는 것처럼, 결국 그 길도 걸어 본 사람만이 알테니...
어쩌면 재회의 벽은 지금 스스로에게 가장 두렵거나 힘들고 어려운 것과 마주하는 기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여름 땀흘리며 완등을 목표로 오르는 이들이 마주할 결말이 무엇이 무엇이든 위로와 응원하게 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