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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위스키
에릭 오 지음 / 민음사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에릭 오 작가의 『천사의 위스키』는 인간에 대한 아홉 개의 고백을 담아낸 소설집이다. 작가에 대한 흥미로운 점이라면 그가 픽사 애니메이터 출신이라는 점이며 이 분야로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인데 특히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작가가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을지 굉장히 궁금한데 뭔가 철학적인 내면에 대한 질문,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탐구를 그려내는 것 같아 심오하게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은 결코 즐겁거나 밝은 상황이라기 보다는 반우울이라 표현한 것처럼 우울감과 좌절감, 그리고 한편으로는 공허함도 느껴진다는 점에서 몽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와닿는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어느 날 우연히 발길이 이끌리는 대로 들어간 수족관에서 마주한 거북이, 그 거북의 등껍질을 보면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면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등껍질」)부터 시작해 한 난임 부부의 이야기가 겪는 이야기 속 과연 남편이 아내에게 주지시키고자 하는 비출산의 의도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바늘의 끝」)

표제작인 「천사의 위스키」는 젊은 날의 기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한 남자가 우연히 마주한 천사와 위스키를 마시며 과연 이 남자는 무엇을 이야기 하게 되고 그 이후 이 남자에게 남게 될 것은 무엇일지가 꽤나 흥미롭기도 하다. 인간이 아닌 주인의 장례식장에 있는 노견의 이야기를 그린 「무주, 숲속의 생활」이라든가 AI 시대, 이를 활용한 플랫폼을 개발한 주인공이 과학이냐 운이냐를 두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무리 최첨단의 시대가 되어도 우리가 운을 점쳐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인가 싶은 생각도 하게 만든다.(「운이 사리진 밤」)
이외에도 가정 폭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보여주는 작품도 있고(「두 번째 그림자」) 성공했지만 여전히 성공에 대해 압박을 받는 작가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타고난 이야기꾼」). 싱글맘의 고충을 넘어 이민자의 자녀이기에 남들과 다른 상황에 놓인 자식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웨스털리」)
몽환적인 분위기나 이야기 속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의 전개와 그 과정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작품 전체에 무게감을 더하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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