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박경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시리즈로 출간된 세 작품 중 한 권인 『김약국의 딸들』. 그야말로 박경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편소설이긴 하지만 다섯 딸의 운명을 그려낸 작품이 주는 흥미로움은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삶을 넘어 한 집안의 몰락과 그속에서 살아가던 여성들의 내밀함까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작품 속 김약국은 작품 속 배경이 되는 통영에서도 제법 지역 유지에 속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약국도 그렇지만 물려받은 재산도 있었기에 부유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테지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결국 도태되어버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김약국에겐 다섯 명의 딸이 있었는데 아무리 자매라 해도 제각각의 성향이 있을 것이고 부모가 보는 모습과 실제 지닌 성정이 모두 일치하리란 법도 없을텐데 한실댁이 바라 본 다섯명의 딸은 정말 뚜렷하게 차별점을 보인다.
장녀는 욕심은 많으나 딱 장녀다운 모습이고 둘째는 열 아들 부럽지 않아 보인다. 딸부잣집의 셋째 딸은 역시나 한 미모해서 생활면에서는 좀 부족해도 분명히 결혼해서 사랑받으며 살거라 생각한다.
넷째 딸은 비록 인물은 부족하지만 오히려 장녀보다 더 살림꾼이며 막내딸은 괜히 막내가 아니구나 싶게 한다.

하지만 생각이나 기대와는 달리 다섯 딸은 자신들의 욕망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데 큰딸은 과부가 되었고 나아가 통영 바닥을 뒤흔드는 문제적 인물처럼 보이고 빼어난 미모로 남편에게 사랑받을거라 믿었던 셋째 역시 파란만장한 삶을 산다. 그나마 둘째가 제일 야무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당시의 변화하는 사회 속 신교육을 받고 여성이지만 직업을 갖고 돈도 제대로 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인물이기에 변화하는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몰락해가는 집안 속에서도 유일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지역 유지의 다섯 딸이 보여주는 개인의 욕망과 선택 그로 인한 스캔들과 파멸, 그리고 집안의 몰락까지가 한 권에 짜임새 있게 잘 담겨진 박경리 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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