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밀리의서재 연재 최단기간 최다 밀어주기를 달성했다는, 도서로 출간되기 전부터 뮤지컬화가 확정된 작품이라는 『어느 멋진 도망』은 표지만 보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소재로 한 여행 에세이인가 싶은 생각도 들테지만 사실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국내 모 항공사의 광고로 어느 새 산티아고 순례길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걸어보고 싶은 길이 되었고 그 이후로 이 길을 걷는 사람들도,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소개된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많다. 그 순례길을 걸으며 경험한 일들을 담아낸, 걷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책 역시 소설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순례길에 오른 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크리에이터부터 요리사, 싱어송라이터, 대학생까지... 그들은 직업도 사연도 다양하다. 그러나 공통된 점이라면 각자가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처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쉽사리 풀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긴 시간, 긴 거리를 걷는 과정 속에서 이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그렇게 각자가 지난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가게 된다.

성공의 기준점은 모두가 다를 것이고 상처의 깊이도 분명 다를 것이다. 로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지만 가족의 병원비를 벌기 위한 현실이 버겁고 성공한 사업가였으나 아내를 잃은 후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된 후 요리사로 전향한 킴스, 오디션에서 자꾸만 탈락하는 싱어송라이터 도로시,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학생 준상까지.
이들은 어떻게 보면 자신이 감당하기 벅찬 상실과 고통의 순간에 놓여 있고 순례길은 일종의 도피처이자 이전과는 다른 삶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고자 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힘들기도 하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에서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에 대한 받아들임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 길 끝에 발견하게 될 것은 무엇인지는 그 길을 걸어 본 사람만이 알테지만 분명 걷기 전과 후는 다를거라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죽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