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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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불가리아 출신의 작가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가 쓴 장편소설 『슬픔의 물리학』은 작품에 대한 정보(작가나 장르 포함)를 모르고 보았을 때에는 과연 이것이 어떤 장르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인데 그 이유는 최근 물리학과 관련한 지식 교양서가 많이 출간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최초로 부커상을 수상한 불가리아 작가라고 하니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더욱 기대되었던 게 사실이다. 작품은 확실히 독특함을 선보인다. 쉽다고만 할 수 없는데 괜히 물리학이란 수식어가 붙은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읽다 보면 또 그 묘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품 속에선 병적 공감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게오르기라는 소년이 등장하는데 혹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가 싶은 생각도 들게 한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사회적 관계 속에서 참 힘들겠다 싶은데 만약 그것이 지나쳐 병적 수준에 달할 정도라면 이 또한 문제이지 않을까 싶은데 작품 속에선 주인공이 그런 경우이다.

주인공은 20세기 후반, 사회주의 체제 속 불가리아로 어린 소년은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 온종일 어두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런 자신의 모습을 미궁에 갇혔던 미노타우로스와 동일시 하는 모습도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소년이 보이는 병적 공감 증후군은 어쩌면 소년이 처했던 외로웠던 유년기 시절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는 성인이 된 후로 사라진다.



작품 속에서는 소년이 공감했던 대상의 이야기가 마치 소년의 이야기인 듯 그려지는데 특히 슬픔이라는 감정이 기억과 연결되어 잘 그려진다. 하지만 가족, 이웃, 심지어는 인간이 아닌 생물에 까지 공감했던 소년의 능력은 성인이 된 이후 사라져 버리고 이후 소년은 이야기를 수집하고자 애쓴다.

그렇게 소년이었던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유명한 인물도 어떤 커다란 업적을 보유한 인물도 아니다. 힘든 시대 속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삶에서 경험했던 슬픔의 이야기, 그 슬픔이라는 감정을 우리는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드는데 그 자체로는 존재감이 작을지 모르는 마치 물리학의 원소 같은 이야기의 조각들이겠지만 그렇다고 분명 존재하는 것들임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슬픔의 표현을 이렇게도 그려낼 수 있구나 싶어 새삼 작가란 사람은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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