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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구두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미 비포 유』를 통해 무려 전 세계 1,5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조조 모예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이 작품은 사실 그녀가 15년 전에 썼던 단편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인생은 가끔 정말 우연한 기회나 찰나의 순간이 앞으로의 삶 전체를 바꾸기도 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펼쳐진다. 런던의 한 스포츠센터 탈의실에는 놓여 있는 가방 두 개가 있다. 디자인은 비슷해 보이지만 하나의 명품이었고 하나는 명품을 흉내낸 가짜이다.

바로 그 가방 중 하나의 주인공인 샘은 미팅에 늦지 않기 위해 급하게 나가면서 가방 하나를 챙겨간다. 분명 그때는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며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곧 가방을 열었을 때 당연히 있어야 할 자신의 낡은 플랫슈즈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대신 들어 있는 것은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하이힐이다.
그렇다면 이 가방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샘이 가져 간 가방의 주인 니샤는 샘과는 다른 의미로 놀라게 된다. 가방도 가방 안의 구두도 자신의 명품과는 다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뀐 가방과 신발을 찾기도 전에 니샤는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는 상황에 놓인다. 게다가 이혼 통보 이후 오갈데도 없어지고 카드 조차 사용 불가 상태다.
니샤가 이런 충격적인 사건을 연이어 겪을 때 오히려 샘은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뒤바뀐 가방 속 신발 한 켤레가 각자에게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샘은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가지만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할 뿐이고 니샤는 그동안 자신이 누렸던 화려한 삶이 자신이 진짜 이룬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되면서 결국 두 사람은 의도하지 않은 선택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 속 자신을 위한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가방이 뒤바뀐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로 다가오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또한 뒤바뀐 구두를 찾고자 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미스터리와 그 사이 일어나는 소동들이 극적인 재미까지 선사하는데 영화화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