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동 시네마 천국
임진평.고희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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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대형 영화관도 유지가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때에 동네 중심가도 아닌 곳에 자리 한 단관 극장이 구시대의 유물처럼 희귀하게 느껴진다. 서울의 끝자락에 자리한 풍진동에 있는 은하극장.

은하극장의 매니저에 채용되어 졸지에 극장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 의대 휴학생 하루. 그는 혼자가 있는 것이 제일 편한 사람이다. 극장의 자석수는 채 50석도 되지 않는 소규모이지만 극장주는 관객이 없어도 영사기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독특한 운영 철학을 가지고 있고 하루를 매니저로 채용한 채 해외로 가버린다.



영화를 좋아했기에 이곳에 지원을 한 것일테지만 영화 속 해피엔딩은 믿지 않는,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인물일지도 모른다. 작은 극장의 유일한 직원이 되어 은하극장을 찾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혼자가 편한 삶에서 조금씩 사람들 속으로 나아가는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한때는 영화감독이었지만 이제는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원이 있고 그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며 어떻게 보면 요즘 꼭 필요한 친절을 사람들에게 베푼다.

또 전직 펀드매니저였던 경수라는 인물은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동네 가게를 돕고 그걸로 밥값을 버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 프로 백수로서의 삶을 살고픈 인물이다.



여기에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가 유명 맛집이 된 후 불면증에 시달리는 연수도 있고 외화 변역가로 일하는 수연도 있다. 제각각의 삶을 사는 풍진동 사람들, 그리고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모이는 은하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잔잔하지만 훈훈한 감동으로 그려진다.

결국 우리네가 살아가는 사회는 혼자가 아닌 나와 너가 어울어져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각자가 자신만의 이유로 주류에서 벗어나 조금은 거리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고 이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줌으로써 과하게 포장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타인의 삶에 들어가 오지랖을 부리지도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상영되는 영화처럼, 계속되는 우리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라 스펙터클 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영화의 상영 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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