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버엔딩 라이프
정하린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나는 죽어도 죽지 않았다.
신은 나의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죽어도 죽지 않는 여자 ‘송서은’과 그 여자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펼치는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가 바로 『네버엔딩 라이프』이다. 삶과 죽음이 누구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태어난다는 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죽음은 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죽음조차 신이 허락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이런 사람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흥미로운 설정 속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열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소녀의 등장한다. 불우한 가정 환경 속 부모님을 차례로 잃고 학교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고3 마지막 날을 선택한 것은 어떻게 보면 성인이 되어 살아갈 날이 더욱 두렵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나마 울타리가 되어주던 학교라는 공간마저 없어진다면 말이다.
부모님에 의해 남겨진 빚까지 떠안은 서은이기에 고민보다 선택이 더 쉬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선택마저 마치 신이 거부하는 것처럼 죽으려고 하면 되살아나고 그런 서은 곁에는 저승사자가 있다.

그리고 저승사자가 서은에게 쪽지 하나를 건네고 거기에 적힌 주소로 찾아간 곳에서 서은은 카페를 운영하는 경숙을 만난다. 지금 서은처럼 죽어도 죽지 않는 삶을 사는. 그렇게 인연이 닿아 서은은 경숙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사실 서은이 죽어도 죽지 않는 이유는 신들의 업무 과중으로 인해 일부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의 죽음이 유예되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인데 어찌됐든 저승사자의 입장에서는 죽었지만 자꾸만 그 죽음이 유예되는 서은을 그만큼 봐야 했기에 마음이 쓰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하게 서로의 사정을 생각해주는 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된다.
흔히 죽을만한 상황,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상황 속에서도 살아나는 사람은 그 명이 아직은 죽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서은 역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으면서 죽음 이후 오히려 계속되는 삶의 시간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 기회와 시간을 통해 삶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서 죽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더욱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