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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 - 가장 사적인 기록으로 훔쳐보는 역사 속 격동의 순간들
콜린 솔터 지음, 이상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일기와 함께 편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처럼 보이지만 편지의 경우 발신인이 누군지 수신인은 또 누구이며 그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묘사하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하는데 『100통의 편지로 읽는 세계사』에 소개된 편지들도 그렇다.
가장 사적인 기록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역사의 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제목처럼 100가지의 편지와 그 내용이 소개되고 무엇보다도 편지 원문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역사 속 유명 인사들의 필체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어떤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이나 당시의 상황 등도 묘사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윈스터 처칠의 연설문 같은 편지부터 그 유명한 갈릴레오의 편지도 실려 있다. 책에 실려 있는 편지는 무려 기원전 346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세계사의 흐름 전체를 담아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편지를 통해 만나보는 인류사의 결정적 사건이라고 봐도 좋을 만하다.

제국의 몰락을 앞두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자연 재해를 묘사한 편지도 있으며 천문학사의 위대한 발견을 알리는 편지도 있다.
단순히 안부를 묻거나 상황을 알리거나 하는 편지도 있을테고 외교 문서나 다름없는 편지도 있으며 때로는 고발장 역할을 하기도 하는 편지등 다양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오점이 폭로되기도 하고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한 편지도 등장한다. 결국 편지는 일종의 알림장이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답답하거나 억울하거나 도움을 청하는 등의 다양한 호소를 수신인에게 전하는 알림인 셈이다.
100개의 편지니 결코 적지 않은 수로 가장 최근의 편지는 그레타 툰베리의 편지다. 목적도 다양한데 때로는 암호로 쓰여야 할 정도로 그 내용이 심각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편지의 목적이나 주고받는 관게 등에 따라 왠지 편지지에 쓰인 필체에도 그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이 편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그리고 의외로 일반적인 역사서와는 다른 분위기여서 그런지 좀더 글임에도 불구하고 생동감이 느껴지고 흥미롭게 다가왔던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