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이 너는 괴물

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얼핏 영화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표지가 굉장히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작품 『나는 괴이 너는 괴물』이다. 괴이와 괴물 중 무엇이 더 무서울까 싶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괴이가 더 이상하고 오싹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 작품에는 총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그 장르가 단순히 공포소설을 넘는 SF 장르도 있는만큼 정말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싶은 그런 작품이다.

작가가 쓴 전작들을 의외로 많이 읽었구나 싶고 장르소설로서 매력적인 작품이었다는 감상을 떠올리며 총 다섯 편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최초의 사건」은 전혀 다른 지역의 두 인물을 중심으로 탐정을 꿈꾸던 소년의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큰 손의 악마」는 외계인의 침략으로 지구인들이 그들의 채집 샘플로 전락해버린 상황을 그린다는 점에서 SF소설인가 싶다가도 인류가 절멸을 막기 위해서 내세운 방법이자 최후의 무기가 이런 방법이 통할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하며 심리 스릴러로 흘러가는 묘한 스토리를 보인다.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는 과연 이런 곳을 살아서 빠져나갈 방법이란 있을까 싶은 곳에서 발생하는 연쇄 독살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며 「모틸리언의 손목」은 인간의 욕망과도 같은 화석 모틸리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복수극이 시대와 종을 초월하는 상상력을 보여주며 마지막 작품인 「천사와 괴물」은 밀실이 된 욕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다중추리와 예언까지 등장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전체적인 장르로는 미스터리/스릴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별적 사건들을 각기 다른 매력과 재미로 시라이 월드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데뷔 10년을 스스로 기념하며 쓴 단편집이라는 의미에서 장편소설과는 또다른 흥미를 자아낼 것이라 생각한다.

출간하는 작품마다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괴이하다 싶은 소재들이 있었기에 다시금 작가의 세계관이 정말 독특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