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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오늘, 나는 또 살해당했다.(p.6)
굉장히 파격적인 문장으로 시작되는 작품이다.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살해 당하고 자신의 죽음을 되짚어 보는 구성으로 된 작품은 많지만 이 문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또'라는 점이다. 최소 2번 이상 살인을 당했다는 표현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미 살해당하고 경찰이 이 사실을 아내에게 알리러 그의 집으로 간 상태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너무 뻔한 전개일리가 없다는 점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지 더욱 기대되는 심리스릴러 『나의 살인 계획』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미스터리 소설계의 마이더스 손처럼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승승장구하던 한 출판사의 문학 편집자 다치바나. 그런데 의도치 않은 표절 사건에 휘말려 좌천되다시피 다른 부서로 옮기게 된다. 억울한데 어떻게 해명할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채 조용히 덮어버리는 느낌인데 이 사건이 과연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작용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석연치 않은 좌천 때문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다치바나에게 어느 날 명확하게 언제인지를 밝히진 않았지만 자신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장이 도착한다. 언제, 어떤 방식일지 알 수 없는 가운데 과거 다치바나가 문학 편집자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의 인터뷰를 보고 그렇게 해주겠다며 도발을 해오는 익명의 살인 예고자(X라 하겠다).
보통은 충격을 받거나 공포감을 느끼겠지만(물론 다치바나 역시 그런 부분이 없진 않다. 그래서 나름 대비도 한다.) 그는 오히려 X와의 한판 대결을 꿈꾼다.

X는 자신이 쓰는 소설 속에서 다치바나를 죽이는 것으로 설정하고 실제로 그를 죽임으로써 소설과 실제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목적인데 그렇게 출판사로 배달되어오는 원고를 통해 자신이 옮겨 온 부서의 후배 편집자인 유카와 함께 X의 정체를 추적(추리)하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독특한 구석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다치바나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과 관련해서 무한한 관심이 있었고 결국 그 관심을 출판사 문학 편집자라는 길로 들어서게 했던 그이기에 자신은 이 사건 역시 분명 풀 수 있을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그런 다치바나의 생각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것마냥,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X는 예측불허의 제안을 하고 이로 인해 다치바나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실제 살인을 통해 소설의 사실감을 높이겠다는 주장과 함께 살인 예고의 당사자가 된 다치바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프롤로그는 과연 어떤 의미일지 그 모든 진실은 작품을 통해 직접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