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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한 가족
최이정 지음 / 담다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가족의 의미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면서 과연 그런 형태도 가족으로 볼 수 있는가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는 너무 급진적이라든가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말하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시대의 변화 속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픽션이나 논픽션으로 나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시대의 흐름이라 할 수 있을텐데 『거의 완벽한 가족』에서는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가족'이라는 의미가 주인공에겐 사회적 차별로, 현실에서 결코 녹록지 않은 삶을 살게 하는 기준임을 알게 한다.

TV에서 십대 청소년들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가족을 이뤄 사는 동안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다룬 프로그램이 더이상 터부시되지 않는 시대지만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였기에 어른들보다 그 여견이 쉽지 않을텐데 이 작품에서는 지원의 이야기가 그렇다.
열여덟의 나이에 첫사랑과의 사이에서 봄을 갖게 되지만 결국 그녀가 향하게 된 곳은 미혼모 센터였고 이후의 삶도 결코 순탄치 않은 상황의 연속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한 사회에 존재하나 제대로 뿌리내지 못한 채 부유하듯 살아가는 지원을 붙잡아 준 것은 자신의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이다.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너무나 어색해진 요즘 이 작품에선 지원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이 혈연조차 외면한 지원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지원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기도 힘들고 섣불리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속 그럼에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지원의 모습과 그런 지원에게 연대와 돌봄의 의미를 보여주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