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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눈 이야기 - 예술과 의학 사이에서 명화를 만나다
기홍석.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명화 속 눈 이야기』는 명화를 두 가지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도서인데 저자가 두 명으로 의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첫 번째 기준은 제목 그대로 명화 속에 그려져 있는 눈에 대한 이야기로 명화를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감상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명화를 그린 화가의 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이다.
화룡정점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물을 묘사할 때 눈이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때로는 어떤 상황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 상황 속에서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하는 것이 바로 눈이라는 점에서 여러 명화 속에서 눈에 초점을 맞춘 책을 읽다보면 화가가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성경에 나오는 여섯 맹인이 서로 길을 가는 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낸 것도 있고 어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그림의 경우에는 그들의 안과 질환 역시 그대로 묘사하기도 한다.
아마도 안과 의사가 본다면 어부의 눈동자에서 대략적으로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 이 책의 공저자 중 한 명인 기홍석 작가는 안과 의원이며 책에서도 관련 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는 걸 보면 전문가들의 눈에는 그것이 보이나 보다.
또다른 기준인 그림을 그린 화가의 눈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그들이 안과 질환을 앓게 되면서 그 영향이 고스란히 그림에 담겨진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모네가 사실은 말년에 백내장을 심하게 앓아서 노란색과 빨간색을 식별하기 어려웠다는 점과 그로 인해 그림이 점차 추상화처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고 현대 석판 인쇄 포스터의 창시자로 불리는 쥘 셰레의 경우에는 폐쇄각녹내장으로 고생하다 결국엔 실명까지 했다고 한다.
르누아르가 근시로 인해 원거리의 사람들을 흐리게 그리고 근거리의 사람들을 활력이 넘치게 그렸다는 이야기도 읽을 수 있고 세잔 역시 심한 근시였으며 이 영향으로 인해 사물을 단순화해서 그렸다고 한다.
화가가 의도적으로 어떤 주제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눈을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해 의미있게 그린 경우도 있지만 화가 자신의 안과질환으로 인해서 그렇게 그림을 묘사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이전까지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내용이라 그림과 관련한 이야기는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