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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땀 ㅣ 소설향 앤솔러지 1
김화진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8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초록 땀』은 작가정신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소설향 앤솔러지-색과 향의 첫 번째 이야기이다. 깔끔한 표지 디자인이 제목과 어울어진 눈길을 끄는데 총 6명의 작가가 공저한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의 오감 중 어느 감각이 먼저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에서는 색과 향에 주목해 인식을 앞서는 감각 속 소설과 에세이를 보여준다. 감각 기능의 이상이 없는 한 색과 향은 후각과 시각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인지 하는 것 이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표제작이기도 한 김화진 작가의 「초록 땀」을 통해 땀의 색이 나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이들과는 다른 색의 땀을 흘린다는 것이 그럴수 있는 것이 아닌 문제적 요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 보영은 그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문진영 작가의 「나쁜 여행」은 영화의 꿈을 안고 살았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주인공이 치앙마이로 떠난 여행 속에서 현지인 친구 핌의 향수 냄새와 한 아이의 땀 냄새를 통해서 느끼게 되는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고 이서수 작가의 「빛과 빗금」은 어떻게 보면 정치적일 수 있는 그러나 현실을 보여주는 작년 한국 현대사에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12월 사건 그 이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공현진 작가의 「이사」는 개인의 감각적 차이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외출 후 돌아왔을 때 맡아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냄새를 소재로 하면서 그것이 어느 순간 동일한 공간에 있는 한 사람(해오)에게만 맡아지고 이후 그 냄새의 정체가 밝혀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김희선 작가의 「뮤른을 찾아서」는 판타지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초거대 입자가속기의 등장으로 주인공이 직면하게 되는 이상 현상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것이 비단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아니면 지구 전체의 일인지, 아니면 애초에 일어나는 현상인지 망상이 만들어낸 것인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김사과 작가의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는 사람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전기도시의 향을 홍차향에 비유하고 있다는 점이 기이한데 인간의 소리가 사라지고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에 점점 더 사라져버리는 인간성의 상실과 그 과정에서 오는 외로움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일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색과 향을 소재로 하지만 장르도 스토리도 작가님들만의 개성이 묻어나고 독특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실험적 시리즈를 작가정신의 대표 시리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