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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유즈키 아사코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일본소설 중에서 나오키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왠지 더 눈길이 간다. 이는 후보작에 올랐다는 표현만으로도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데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는 제171회 나오키상 후보작으로 이외에도 여러 작품이 나오키상 후보에 오른바 있는 실력파 작가라고도 할 수 있겠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인해 세상 그 어떤 곳과도 연결이 쉬워진 것 같은 요즘이지만 정작 사람들 사이의 진정한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렇다고 말하기 힘든 시대인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세상과 단절된 채 고립된 삶을 살기도 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의 작가는 그중에서도 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은 여섯 편의 이야기를 모은 단편모음집이기도 한데 각자의 사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가장 먼저 나오는 「라멘 평론가 사절」이라는 작품을 보면 오지라퍼인 동시에 왠지 매를 버는 인물인 라멘 평론가라는 인물의 만행에 가까운 표현들을 응징하는 이야기로 현실에 있음직한 인물이라 왠지 더 통쾌한 복수극이지 않았나 싶다.
「BAKESHOP MIREY’S」는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싶었던 미레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히데미가 그런 미레이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나름 반전 아닌 반전이 보였고 「트리아지 2020」는 홀로 아이를 낳아야 했던 고립된 여성이 도움을 받게 되는 이야기라 다행스러웠고 「파티오 8」는 코로나 팬데믹 속 공동 육아를 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아직은 아이가 없는 집에서 불만을 제기한 후 아이들이 놀 곳이 사라지자 이에 대한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며 「상점가 마담 숍은 왜 망하지 않을까」는 제목 그대로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라 흥미롭다.
「스타 탄생」은 흔히 SNS에서 일약 화제의 스타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런 인물들은 유명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더 화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 이야기에서는 좋은 의미에서 전개된다기 보다는 무분별하게 일반인이 대중에 폭로 내지는 노출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어떻게 보면 이 또한 상당히 현실적인 묘사라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이다.
다소 과장된 복수극이라든가, 전개가 보이기도 하지만 소재에 있어서만큼은 충분히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고 그 결말이 나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에서도 읽고 나서 답답한 마음으로 남아있지 않게 해서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