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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치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우리에겐 드라마 [안나] 원작소설로 잘 알려진『친밀한 이방인』 이후 무려 8년 만에 정한아 작가님이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 바로『3월의 마치』이다. 이 작품에선 이마치라는 여배우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그녀의 생일이 3월달임을 감안하면 제목은 말 그대로 주인공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겠다.
이제 60살이 된 이마치, 그녀의 생일날 아침은 평소가 다름없는 출발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녀는 최근 들어 기억력에 분명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여러 징후들을 통해 느끼고 있다.
게다가 이는 단순히 뭔가 잘못 기억한다거나 떠올리지 못한다거나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일들이 있기 몇 달 전에 이사를 해서 새롭게 살고 있는 현재 집에서 그럴리가 없는 낯선 존재의 목소리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그녀의 기억의 문제에서 오는 것일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집안을 배회하는 존재는 과연 누구일까 싶어지는데 그 존재가 집안을 돌아다니다 못해 점차 자신에게 다가오는(자신의 방, 침대 쪽으로)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너무나 오싹하게 느껴지게 해서 이때는 마치 사이코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게다가 그 모습이 너무나 흉측하고 악취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냄새의 등장은 이마치의 공포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쯤되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하는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지만 그녀에겐 실종된 아들과 관련한 아픈 사연이 있다. 결국 집을 떠날 수도 없는 가운데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치료법을 찾아보게 되는데...
작품은 언뜻 어릴 적 실종된 아들을 기다리는 한 초로의 여배우가 기억을 잃어가는 상황을 그린것 같은 이야기지만 사실은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VR치료라는 것이 굉장히 이색적이다. 그녀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길을 잃다시피한 채 다른 층에서 내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보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세상 속에서 가면을 쓰고 연기를 펼치던 배우 이마치가 아니라 자신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 자신조차 잊고 살았을지 모를 삶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보면서 결국은 인생 전반을 회상하는 시간이 될 것이고 이는 동시에 후회를 불러오기도 하겠지만 남은 시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깊이있는 작품이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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