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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를 따라서 여름으로 ㅣ 토마토 청소년문학
박서형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청소년 문학이라고 해서 내용이 유치하지도 않거니와 어떻게 보면 왠만한 성인들을 위한 소설보다 깊은 통찰력과 삶에 대한 고찰이 보인다. 한창 예민할 시기, 자신의 미래와 진로,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에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이지만 정작 그걸 표출하기도 힘들고 스스로도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주변에서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를 들어줄 이가 있다면 참 다행이겠지만 만약 그런 고민들이나 생각들을 치기어린, 아직은 덜 자란 아이의 세상물정 모르는 투정 정도로만 본다면 그 마음은 더 답답하지 않을까?
세상에 나를 이해해주고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그 답답함 같은...
박서형 작가의 『해파리를 따라서 여름으로』는 토마토 청소년문학 시리즈 중 하나로 제목만 보면 어떤 내용일지 전혀 감을잡기가 힘든데 여름방학이라는 시간 동안 소년과 소녀가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삭이라는 소년의 삶은 어른이 봐도 참 답답할 것 같다. 섬이라는 공간이 주는 답답함도 그렇지만 함께 사는 할머니의 상황이 어쩌면 이삭을 더 힘들게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가운데 이리리라는 소녀가 전학을 온다.
두 사람은 각각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식처를 찾지 못한다. 소외되고 등한시 되는 두 아이들의 모습은 영원히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지고 결국 두 사람들은 그런 서로를 위해 공범이 되기로 하는데...
죽고 싶다는 말이 소문이 나서 지난 가을 즈음 전학을 온 리리조차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 그리고 리리는 여름 방삭의 해변가에서 그렇게 이삭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리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말을 하는 이삭이다. 당황함도 잠시 리리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
둘은 어색한듯 낯설지 않은 묘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서로를 경계하는 것 같지만 이삭이 리리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둘의 서먹한 둘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
왜 하필 제목이 이럴까 싶었던 의문은 리리가 처음 이삭에게서 느꼈던 이미지였던 것이다. 리리는 이삭이 '해파리 같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 "넌 떠나고, 나는 사라지자.'는 말을 건낸 후 진짜 해파리 같은 이는 누구인가를 생각한다.
방황하는 청소년, 어디 마음 둘 곳도 없어 보이는 그래서 떠나거나 사라지고 싶은 두 아이의 이야기를 보면 이것이 비단 청소년기의 방황을 그린 성장소설이라고만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작품이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