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코드 : 더 비기닝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빌 게이츠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학창시절 마치 위인전처럼 그의 삶을 간략하게 담아냈던 책이 전부였던것 같고 구체적이면서도 조금은 전문적이면서 깊이 있게 들어간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만나본 적이 없는것 같다. 

지금의 애플을 있게 한 스티브 잡스의 사후 그의 베일에 싸여 있던 삶이 자서전으로 나온다는 이야기에 당시 그 책이 엄청난 화제였던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 게이츠에 대한 책은 그가 생존해 잇어서인지 오히려 그의 현재 행보를 다룬 이야기를 뉴스에서 보거나 아니면 그가 추천하는 (여름 휴가 때 읽는다는 식의) 도서 리스트를 접하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이번에야말로 진짜 빌 게이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이 출간되어 관심이 갔었고 읽어 볼 기회가 생겨서 드디어 만나보았다.
언뜻 표지 속 아이의 모습만 보면 지금의 빌 게이츠를 연상케 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런데 또 지금의 모습과 나란히 놓고 비교를 한 사진을 보면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에 관한 수식어는 너무나 많겠지만 대표적으로는 누구나 다 알고 그의 시그니처 같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대중에게 있어서 IT분야로 억만장자가 된 최초의 인물 같은 존재, 자선사업가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사실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부자가 있겠지만 어린 시절 세계 최고의 부자는 단연코 빌 게이츠였던 적이 있다. 워렌 버핏 보다 더 유명했고 지금의 일론 머스크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조차 몰랐던 시절에도 빌 게이츠는 알았으니 말이다. 

그런 빌 게이츠의 진짜 삶은 어떨까? 이 책이 의미가 있는 것은 저자가 대필 작가거나 아니면 전문 전기 작가가 아닌 바로 그 자신이라는 점이다. 빌 게이츠 자신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IT 업계의 혁신적 아이콘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하고 있으니 꽤나 편하게 읽힌다는 점이 좋다. 누군가의 입을 빌려 써내려가지 않는 이야기라 유년기 시절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학창시절과 그를 대표하는 위대한 업적들을 이루기까지의 과정들이 소소하지만 자세히 소개된다는 점이 좋다. 

게다가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 현학적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분야와 맞물려 지나치게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다는 점도 괜찮았다. 에세이 분야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도 그런 문체에 지닌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회고록으로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빌 게이츠의 소회가 담긴 책이며 그가 어떻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었는지 무엇이 그로 하여금 세상을 바꾸는 IT 분야의 혁명을 불러오게 한 원동력이였는지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그가 겪었던 적응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이유나 의례적이지 않았던 10대 시절의 반항기는 물론 학창시절 정학을 받았다거나 하는 식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그동안 만나보기 힘들었던 인간 빌 게이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서 흥미롭다.

맞물려 PC의 존재가 부각되던 때에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스스로도 행운이라고 말할 정도의 기회가 왔던 점이나 그가 성공한 기업가를 넘어 세계적인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었던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어머니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부유했기 때문에 기회가 좀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빌 게이츠처럼 스스로 성공의 삶을 일궈내진 못했던 것처럼 그의 놀라운 성공과 사회 공헌에 있어서는 자신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과 이를 통해 가족간의 좋은 관계 유지가 얼마나 중요했는가도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이야기다. 

빌 게이츠라는 인물에 대해 스스로가 이야기 하고 있는 첫 회고록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