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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
린팅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upxlsXewHi0MVhrK.jpeg)
“당신의 인생을 바꿔드립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제목이 굉장히 흥미롭다. 보통의 경우 자신이 범죄조직에 가담이 되어 있고 그 직책을 소개할 때 보스나 행동대장... 뭐 이런 식의 소개가 자연스러운 반면 이 책의 제목은 『나는 범죄조직의 시나리오 작가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보통 범죄조직에 이런 직책은 없으니깐.
바로 이런 이유로 과연 뭐하는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었는데 '훔치고 싶은 인생'이라든가 '운명을 바꿔준다'는 말과 함께 "무슨 짓을 해서라도!"라는 문구가 더욱 호기심을 부추긴다.
진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정말 그게 가능하다면 일단 가보고 싶지 않을까? 특히나 현실에서 불만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 욕망이 지나쳐 지금 보다 나은 삶이라든가 훔치고 싶을 정도로 부러운 누군가의 삶이 있다면 일단 가보고 싶을것 같다.
작품 속 배경은 타이베이지만 그 분위기는 왠지 일본 같은 곳으로 일명 다크펀이라는 범죄조직의 아지트이기도 한데 이 다크펀은 자신의 인생을 넘어 운명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소원을 들어주는 곳으로 이 엄청난 기회에는 그에 상응하는(어떻게 보면 일생일대의 도박을 넘어 인생과 모든 것을 건 도박 같은) 댓가가 따른다.
일단 전재산을 내놔야 되고 훔치고 싶은 인생의 롤모델이 있어야 하며 좋든싫든 훔친 인생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느 것도 쉽진 않지만 왠지 세 번째 조건이 제일 수상하다. 인생이란 무릇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겉으로 보면 훔치고 싶은 인생도 그 내막을 살펴보면 어떤 삶인지 우리가 모두 알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책에는 자신과는 달리 멋진 삶을 사는 것 같은 여자의 인생을 훔치고픈 또다른 여자가 다크펀을 찾는 이야기부터 영어 교사로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따돌림을 자신의 아이만큼은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는 이도 있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이가 찾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모두 롤모델의 삶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그들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하여 행복한 순간을 만끽한다. 하지만 역시나 이들은 가장 중요했을지도 모를 세 번째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때에 이들 앞엔 롤모델이 가지고 있던 그러나 자신들은 알 수 없었던 삶의 단점과 마주하게 되는데...
잘 짜여진 각본대로, 감독을 비롯해 여러 스탭들이 한 편의 완벽한 영화를 만들어가듯 의뢰인의 삶을 만들어내지만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없기에 나타나는 그 문제를 이 작품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이 이야기를 통해 과연 완벽한 인생이란 존재할 수 있는가, 모든 불만과 단점이 제거된 원하는대로의 삶이 존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면서 진정으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