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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너의 유토피아』는 지난 2021년 『그녀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작품의 개정판으로 제목이 좀더 괜찮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작품을 쓴 정보라 작가님은 부커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휴고상, 네뷸러상과 함께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는 필립 K. 딕상의 후보작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큰 일(?)을 내실 것 같은 작가님이라 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소설로서는 처음으로 3대 SF 문학상 중 하나에 후보를 올린 것은 정보라 작가님이 처음이라고 하니 말이다.
책 속에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상당한 몰입감으로 이미 책을 펼친 순간 중간에 멈출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부커상 후보에 오르게 했던 『저주 토끼』를 읽었을 때도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은 손꼽아 기다릴 것 같다.
「영생불사연구소」라는 뭔가 사이비 단체 같은 연구소를 배경으로 이 연구소의 한 여직원을 스토킹 하는 것 같은, 그런데 또 진짜 국회의원 후보였다가 당선도 된 기이한 인물의 정체와 목적은 뭘까 싶어 너무나 궁금해서 책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필두로 표제작인 「너의 유토피아」의 경우에는 실제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건가 싶어 놀라게 되었던 사례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전염병으로 황량해진 행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의료용 휴머노이드가 던지는 질문이 의미심장하다.
이외에도 보통 노아의 방주라고 하면 홍수라는 대재앙을 피하고자 함인데 「여행의 끝」에서는 식인을 하는 지구를 떠나 방랑하는 여행기를 그리고 있고 「아주 보통의 결혼」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내의 행보에서 반전을 보여주어 흥미롭다.
「Maria, Gratia Plena」는 폭력의 피해자였던 주인공이 홀로 남겨진 상황 속에서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들이 겹쳐져 보였던 작품이고 여전히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그녀를 만나다」도 의미있게 다가오며 「One More Kiss, Dear」는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설정으로 이런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싶으면서 엘리베이터가 사람들에게 이런 감상을 불러일으킬 존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보라 작가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완벽한 인간에게서 보여지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낸 「씨앗」을 보면서 과연 이런 인간도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런 상상력의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싶고 그동안의 작품들을 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공포와 스릴러, 로맨스와 SF를 오가며 읽는 재미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동시에 재미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아내기도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직까지 정보라 작가님을 만나보지 못한 독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