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떠날 수 있을 때 - 다음으로 미뤘다면 놓쳤을 찬란한 순간들
윤수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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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오래도록 우리 곁에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던 존재들이 정말 의도치 않은, 그리고 한순간에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갑작스런 이별과 상실의 순간이 오면 이전까지를 후회하며 왜 좀더 함께 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한다.

'나중에...'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영원히 할 수 없게 되는 순간에 더욱 그렇다. 아마도 그런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소중한 사람들, 특히 가장 가깝기에 가장 소홀히 하는 부모님 또는 자녀들과의 시간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전자는 특히 그렇다. 부모님이 마냥 나를 기다려주실 거라는 오만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엄마랑 떠날 수 있을 때』라는 책을 보고 있으면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코로나로 지구촌이 멈춰버렸던 때에 우리는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이 한순간이 될 수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또 강제적 멈춤을 통해 어딘가로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다시금 떠날 수 있게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보복 여행이라는(다소 어감이 좀 그렇지만) 여행을 떠났던 것으로 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몇 년간의 멈춤 끝에 다시 떠날 수 있는 때에 함께 떠날 친구들을 찾지만 일정이 서로 맞지 않았고 그럴 때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는 아들의 여행 동행에 기뻐했고 이후 누나를 통해 들은 바로는 자신에게 표현했던 것 이상으로 기뻐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나 자신의 주변 사람들-가족들 포함-은 두 사람의 여행을 응원한다. 
그렇게해서 아부다비(두바이 여행 포함)를 경유해 스페인 여행을 떠나는데 당연히 휴양지로 골랐던 괌이나 태국이 아닌 스페인을 선택한 것도 엄마였고 엄마는 여행 내내 적극적인 자세로 여행지를 즐긴다. 

뭔가 당연하게 엄마니깐 어떠하리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고정관념 속에 엄마의 한계를 미리 정하려 했다는 아들의 독백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 아들은 스페인이 아닌 엄마라는 세계를 여행하는 순간이 될 것임을 직감하고 여행의 많은 순간들에서 엄마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참 행복한 시간이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가 종식된 것이 아니기에 본인이 한국으로 가기 전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저자는 바르셀로나에서 엄마의 간호를 받기도 한다. 이처럼 모자의 여행기는 여행의 첫날 아부다비에서 호텔 예약이 취소되어 고생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우여곡절이 있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도 되돌아보면 여행의 한 순간들로서 이렇게 복기되어 책으로 쓰여질 수 있었던 것이다. 

뭔가 동글동글하게 그려진 모자의 모습만큼이나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던 여행기라 보면서도 부럽기도 하고 또 언젠가 엄마와 다시 한 번, 아니면 이번에는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여행기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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