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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 연상호 기획, 최규석 만화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지옥』이라는 제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7명의 작가가 펼쳐보이는 앤솔러지 소설집으로 지옥 세계관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다. 흔히 죄를 지으면 간다는 지옥 세계관을 7명의 작가는 과연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연상호 감독은 발문을 쓰고 있고 최규석 만화가는 오프닝 만화를 그리고 있으니 단편 소설은 나머지 다섯 명의 작가가가 꾸려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원작 만화 〈지옥〉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집이라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관련 작품을 찾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류시은 작가의 「지옥 뽑기」는 예지몽 같은 고지를 받은 고은이 그 고지대로 이뤄지지만 별반 다르지 않게 회사에 출근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어쩌면 다른 메시지가 있는게 아닐까를 싶던 중 동생의 사건과 관련한 임예준의 부활을 생각하게 되면서 이를 막고자 하는데...
박서련 작가의 「묘수」는 일종의 저주와 관련한 이야기인가 싶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 이를 실현시켜 줄 부적을 써준다는 이가 사실은 무당이 아닌 사기꾼이라는 것과 시연 영상이 결부되면서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궁금하며 보통 이런 저주를 내리는 주술 같은 경우는 본인에게도 돌아온다고 하는데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사기꾼이 행한 조치는 어떨게 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조예은 작가의 「불경한 자들의 빵」은 크리스마스에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는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싶지만 정작 그 주인공인 수임은 여전히 자신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빵을 굽는다. 그리고 수임과 관련한 고지 영상이 오히려 화제가 되며 이를 둘러싼 온갖 거짓들이 난무한다. 과연 진실과 거짓 속 무엇이 남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작가님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최미래 작가의 「새끼 사자」는 말 그대로 지옥의 사자에 대한 이야기로 사자에 주목한 이야기라 흥미롭고 함윤이 작가의 「산사태」는 시연을 둘러싸고 종교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변형되는 사이비적이면서도 광적인 존재들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런 혼란한 시대 속 두 여자는 왜 결투를 벌이는지를 그려낸다.
지옥이 실존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무의식 중에 죄를 지우면 그에 합당한 댓가를 현세에서 받지 않더라도 사후에 받을거라 생각하고 이는 심리적으로 인간으로 하여금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게 하는 작용도 한다.
이 작품에서는 이런 장치라고도 할 수 있는 지옥을 소재로 그 지옥의 고지와 시연이 일어난다는 설정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고지는 그 대상이 되는 당사자와 사망 시간이 예언되며 시연은 고지를 받은 당사자가 예언된 시간에 나타난 지옥사자로부터 일종의 처벌을 받고 지옥으로 가는 일련의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옥 : 신의 실수』는 만약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이것을 당사자가 알게 된다면 죗값을 치뤄야 한다고 받아들일까 아니면 내가 왜라고 생각할까? 그뿐 아니라 이것을 타인도 알게 된다고 했을 때 그들이 고지와 시연의 대상에게 보일 언행은 어떨까도 생각해보게 되는 상당히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작품을 보고나니 더욱 원작 만화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