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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중학생 즈음 집에 있던 LP판으로 비발디의 사계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는 카세트 테이프와 CD가 곧 나왔고 그 이후론 LP판이 어디로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 특유의 지직거리는 느낌이 묘했던 기억이 나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그 LP판을 들었던 기억이 나쁘지 않아 턴테이블을 하나 구입해볼까 싶은 마음이 계속 든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부터 LP가 들어가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의 내용이 상당히 궁금했다.
표지 속 LP가게의 풍경을 보면 독립 서점 같기도 하고... 분위기가 따뜻하고 괜찮아 보여 마치 실제로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그런 장소처럼 여겨 더욱 그 이야기가 궁금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밀리의서재에서 공개 되어 소설 분야에서 1위를 했고 역시나 밀리의서재 북마스터 선정 1위에 빛나는 도서이며 2024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화제작이기도 하단다.
작품 속 장소는 서울의 번화가와는 거리가 먼 풍진동이라는 곳. 한때는 풍진동 역시도 재개발의 광풍이 불었지만 현재는 공사가 중단되고 더 한적해진 듯 하다. 그런 곳에 LP가게가 문을 연다. 있던 가게도 문을 닫을 것 같은데 말이다.
LP하면 떠올리게 되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제대로 묻어나는 가게이다. 가게는 제대로된 디스플레이는 커녕 물건조차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고 요즘 같은 때에 신용카드 사용조차 되지 않는 곳이다. 아무튼 수상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그런 LP가게에서 가장 수상한 점은 LP 한 장마다 붙어 있는 포스트잇이다.
이 포스트잇에는 누군가의 손글씨로 직접 쓴 감상평이다. 궁금할 것 같다. 누군가의 감상평이 적힌 LP판을 들으며 나의 감상은 어떨지... 이런 곳이 있다면 한번 가보고 싶어질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마음은 사람들을 LP 가게로 사람들을 모으게 되고 그속에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간직한 여러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사람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아픔을 간직한 사람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겐 어떤 사정이 있는지를 우리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을 수 있고 이후에도 쉽사리 그들을 판단할 순 없을 것이다.
어딘가 모르게 정리되지 않은, 그러나 그속에 자리한 요란스럽지 않은 따뜻한 위로가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위로와 공감이 인상적인 작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