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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위로 - 모국어는 나를 키웠고 외국어는 나를 해방시켰다
곽미성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평점 :
각종 매체를 보면 영어 잘하는 사람들 천지 같다. 이제는 아예 영어는 기본이고 그 이외의 외국어를 하나 더 잘해야 스펙이 되는 세상이다. 그런 가운데 각종 앱이나 기술의 발달로 외국어를 할 줄 몰라도 사는데 지장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유명한 챗GPT 조차도 제대로된, 괜찮은 답을 얻고자 한다면 제대로된 질문을 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닌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언어의 장벽이 없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와 보는 시야의 확장성을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새해 목표에 외국어 공부를 꾸준히 올리고 있을텐데 이번에 만나 본 『언어의 위로』는 모국어, 외국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특히 후자에 해당하는 낯선 외국어를 체화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그려지고 있다.
우리가 모국어를 할 수 있게 된 과정을 보면 외국어 습득과 체화 역시 그런 과정을 거치면 참 좋겠지만 지역적(국가적) 제한과 환경적 요인 탓에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저자는 프랑스어라는 외국어를 어떠한 과정을 통해 잘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데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담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공감가는 대목도 많은 이야기였다.
우리가 보통 외국어를 배우고자 할 때, 아직은 무지한 상태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실력에 좌절하기도 하며 처절한 현실을 깨닫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화 공부를 위해 프랑스로 옮긴 후 무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파리에서 생활하며 보내는 가운데 익숙한 모국어와 낯선 프랑스어 사이의 교차는 물론 프랑스 사람들과 프랑스 문화까지 잘 담아내어 단순히 외국어 학습, 체화에 대한 이야기만을 풀어내지 않아 더욱 흥미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소위 언어 천재가 아닌 이상 하나의 외국어를 성인이 되어 배운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태아 때부터 외국어 공부를 한다거나 영어 유치원을 보낸거나 아니면 여건이 되면 조기 유학 등을 보내기도 하는데 책은 그런 어린 나이대의 외국어 학습기가 아니라 그 이상의 나이에서 겪게 되는 현지에서 낯선 프랑스어를 말하지 못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경험했던 솔직한 일들을 잘 담아내어 지극히 현실적인 외국어 학습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의미있겠다.
그래도 프랑스 현지에서 생활해 볼 수 있는 기회는 확실히 부러운 대목이기도 하고 아마도 이런 부분이 프랑스어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