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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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소설을 쓴다면 분명 이러할 것이다!”  


다소 기괴하게 느껴지는 표지가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오는 작품이 바로 시라이 도모유키 작가의 『엘리펀트 헤드』이다.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의 창자』 등이 있는데 나 역시도 읽어 보았지만 모두 예사롭지 않은 작품들이였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2024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에 빛나는 작품이기도 한데 그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조금 비약을 하자면 한 마디로 악마가 쓴 소설이라니...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런 평가가 나올 수 있나 싶어진다.
미리 읽은 독자들의 반응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가운데 주인공인 기사야마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자. 그는 정신과 의사로 활동중이고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잘 해내고 있고 모든 것이 잘 되어 간다고 생각하는 그때 기사야마도 그런 삶에 만족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불안함도 있다. 

사실 너무 평온하고 행복하면 당연히 그 상황이 좋으면서도 문득 이거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사야마 역시 최근 자신의 집을 누군가가 감시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기사야마는 사실 평범한 정신과의사는 아닌 듯 보인다.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를 그저 환자로만 보고 상담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런 기사야마는 자신의 평온과 행복이 작은 균열에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마치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마냥 그 균열을 깰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차단하고자 지나치게 애쓰는 사람 같고 그러다 결국엔 약물에 의지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이 사람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게 이 정도면 강박이다 싶기도 하고 만약 이런 문제라면 자신이 정신과 의사이니 건강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읽으면 읽을수록 가장 위험한 인물은 기사야마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스터리/추리 소설과는 그 결이 다른 분위기, 전개, 그리고 결말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읽어 본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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