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번트가든의 여자들 - 18세기 은밀한 베스트셀러에 박제된 뒷골목 여자들의 삶
핼리 루벤홀드 지음, 정지영 옮김, 권김현영 해제 / 북트리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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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Harris’s List of Covent Garden Ladies』라는 책을 정말 별의별 책이 다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찾아보면 어디 이뿐이랴 싶은 책들이 더 있겠지만 이 책만 놓고 봐도 이런 책은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이 책이 당시의 베스트셀러였으나 대놓고 볼 수는 없었던 책이라는 점을 보면 오히려 지금 이 책은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라는 생각마저 든다. 

지금도 10만부가 팔리면 꽤나 많이 팔려서 기념판, 기념 개정판이 나올 정도인데 인쇄술이 지금보다 덜 발전했을  18세기에 출판되어 세기말에 이르기까지 무려 25만 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정보면 당시로서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아니였을까?

게다가 책이라는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알 수 있지만 삶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사서 보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려 1757년 초판된 책이 세기말까지 꾸준히 개정이 될 정도라면 판매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당히 인기있는 책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해리스의 코번트가든 여자 리스트Harris’s List of Covent Garden Ladies』는 바로 매춘부들에 대한 이야기다. 일종의 매춘부 리스트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녀들 각 개인의 특기와 전공은 물론 신상에 관련한 기록들을 담은 것인데 한 여성의 삶을 매춘부로 책에 박제시켜버린 것이고 이는 당대 신사들의 필수품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코번트가든의 여자들』은 2019 영어권 최고 논픽션 베일리 기퍼드상 수상작 『더 파이브』의 저자인 핼리 루벤홀드가 리스트에 관해 쓴 책이다. 어떻게 보면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책을 보고 있으면 단순한 매춘부 리스트가 아니라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해서 당시의 시대를 만나볼 수도 있을 것이다. 

허영심이 많은 가난한 시인, 포주 대장, 고급 매춘부가 그들데 이것이 일종의 비즈니스이며 동시에 여기에도 급이 있고 당시의 최고 유흥가이자 환락가이기도 한 코번트가든에서 매춘을 업으로 살아가는 여성, 그 업의 관계자들, 구매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원작(이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지만)은 도대체 어느 정도로까지 썼을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이 놀라울 지경이다. 

당시 코번트가든의 분위기, 그곳에서 활동했던 여성들 이야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섞인 책 속의 내용에는 단순한 매춘부와 관련한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당시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그 시대의 유흥 문화와 신분과 계층, 사회 분위기까지도 만나볼 수 있는 꽤나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 흥미로운 책이라 생각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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