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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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카와 기미코.
동명이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일순 머릿속을 스쳤지만, 기사 속 인물이 그 기미코 씨임을 나는 직감했다.(p.9)


제목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표지, 온통 노란색의 마치 노란 페인트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집의 외벽이 눈길을 끈다. 특히나 노란 색이 창문마저 뒤덮고 있어서 집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 세상도 노란색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괴하다. 

『노란 집』은 작가인 가와카미 미에코가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정기연재를 했던 작품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인데 그 주인공이 열다섯 살의 소녀라는 점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특히나 이 작품은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되는데 이외에도 여러 매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은 이토 하나는 20대 여성을 1년 3개월간 감금하고 폭행했다는 60대의 피고인 요시카와 기미코라는 여성과 관련한 뉴스를 접하고 문득 생각에 잠긴다. 요시카와 기미코. 어쩌면 자신이 착각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본능은 기미코가 자신이 생각하는 바로 그 기미코라고 말한다. 

2020년 1월 10일에 기재되었던 인터넷 신문에서 알게 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기미코와 만난 것은 그녀가 열다섯 살이던 1995년 여름이였다. 

사실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면 과거의 하나는 기미코 씨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한게 아닐까 싶지만 의외로 그녀의 엄마가 두 사람을 남겨두고 남자 친구네 집으로 간 이후 두 사람은 마치 평범한 모녀 같은 시간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누군가에겐 평범할 그 일이 하나에게 기미코 씨를 특별한 존재로 보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랬기에 이때의 경험은 하나로 하여금 평범한 가족 그리고 집을 갖고 싶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호스티스였던 어머니로 인해 자라면서 학교에서는 놀림을 당하고 가정 내에서도 보살핌이나 정을 나눌만한 사람도 없었다. 

그랬기에 가족, 집, 가정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단어들이 누군가에겐 일생의 꿈일 수도 있구나 싶다. 작품 속에서는 하나 이이외에도 보일 정도로, 때로는 감추고 있을 뿐인 정도로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비록 하나가 지금까지 해온 범죄적 행동을 합리화할 순 없겠지만 이전까지 그녀의 삶이나 다른 이들이 처한 상황들이 옹호할 순 없어도 안타까움을 자아내기엔 충분해 보인다.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인 경우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의 보살핌, 지극히 당연한 그 애정을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누군가의 삶을 보이는 것만을 가지고 평가할 순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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