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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었다 ㅣ 새소설 16
설재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9월
평점 :
『우연이 아니었다』고 한다. 과연 무엇이... 그렇다면 필연인가 아니면 의도된 것인가. 온갖 궁금증을 갖게 하는 제목이면서 무한한 상상력을 갖게 하는 멋진 제목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이 책의 작가가 설재인이라는 점은 제목과 맞물려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데 과연 호림과 고교 동창생인 지양과의 사이에 놓인 우연이 아닌 것들이 불러 올 진실은 무엇일지...
주인공 호림은 원래 분당에서 학원 강사로 일했지만 제자와의 일로 인해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나문시로 오게 된다. 남편인 승환과도 따로이며 자신은 부모님 집에 머물던 중 고등학교 동창생인 지양을 만나게 된다. 무려 17년 만에.
근 20년 가까운 시간이라면 강산이 한 번은 변하고도 남은 시간이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림의 기억 속 지양과 지금의 지양은 너무나 다르다.
게다가 자꾸만 쌓여가는 우연들 속에서 호림은 자신조차 잊고 있었던 과거를 조금씩 떠올리게 된다.
17년 전 이들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 당시 호림은 부유한 집안의 자식이였고 지양은 엄마가 투신자살한 후에 평탄하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을 보냈던 인물로 너무나 다른 가정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밴드음악이라는 공통의 호감으로 둘은 친구가 되지만 그 우정이라는 것이 결코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 뭔가 아슬아슬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 두 사람의 관계 속에 또 한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17년 전 두 사람이 고등학생이였던 것처럼 역시나 고등학생인 지양의 딸 성연이다. 게다가 지양과 성연 모녀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점이 세 사람의 관계 속에서 어떤 작용을 할지도 의문이 든다.
그런 가운데 호림 앞에 남편과는 너무나 다른 영근이라는 인물의 등장은 또 한번 뒤틀린 관계를 예상케 하는데 호림의 태도가 참 기묘하다 싶으면서도 과연 이런 게 가능할 정도의 한 인간의 욕망이란 무엇인가를 생각을 해보게 됨과 동시에 이들 모두에게 감춰져 있던 진실이 다가오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싶은 생각, 기이한 형태로 만들어진 대안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