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산책 - 사유하는 방랑자 헤르만 헤세의 여행 철학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편역 / 지콜론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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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소설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그린 그림도 굉장히 멋지고 책을 읽고 쓴 서평을 담은 글도 인상적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어떤 순간에는 작가이면서 또 어떤 순간에는 철학자이자 예술가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번에 만나 본 『무해한 산책』은 그중에서도 헤르만 헤세가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쓴 일종의 여행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간혹 TV에서 유명인들의 해외여행기가 방송될 때가 있다. 예능/오락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금은 무게감이 있는, 그래서 기행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의 여행기 말이다. 그러면 여행이 소위 유명 관광지 위주로 간다고 해도 그속에 인문학적인 요소들이 등장하는데 그 나라, 그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좀더 세밀하게 만나볼 수 있고 현지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 역시 그런 느낌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무려 1901년에서 1936년까지의 여행을 담아낸 기록으로 그래서인지 분명 지금과는 다를 여행의 감상, 특히나 위대한 작가가 담아낸 여행기는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헤세에게 있어서 이탈리아는 단순한 쉼을 위한 여행지라기 보다는 그의 많은 작품들에서 우리가 만나는 인간 본질의 탐구와 삶에 대한 고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런 시간을 갖게 한 여행지가 되어주었음을 알게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탈리아하면 예술과 문화, 철학적인 분위기가 잘 조성되어 있는데 헤세의 여행 당시에는 어쩌면 지금의 시각화된 여행기와는 확실히 다르게 헤세의 여행 목적을 만족시켜주었을거란 생각이 들게 하고 책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잘 드러난다. 

여행기록인만큼 여행 날짜, 여행지, 그곳에서 마주한 풍경이나 현지인들의 모습들이 깔끔하게 잘 쓰여져 있는데 문득 이 책을 보면서 철도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에 근거해 그 여행을 현대에서 재현해보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헤세가 서서 바라 본 풍경을 따라해보며 헤세가 느꼈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만약 나라면 그곳에서 어떤 감상을 느끼게 될지도 궁금해지는 책이였다.

확실히 그의 소설 작품과는 달리 의미의 해석이 필요없이 편안하게 쓰여진 그대로 읽으면 헤세가 말하는 풍경이나 분위기를 상상해볼 수 있는 책이라 그의 저서들 중에서도 편하게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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