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성장했다
주예나 지음 / RISE(떠오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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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빨리 나이가 들기를 바랬던 기억이 난다. 아직은 어려서, 학생이여서, 성인이 아니여서 못하는 것들이 더 많아 보였고 어른이 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범죄적 행동이 아니라면 아직은 어려서 이해가 되고 왠지 좀더 많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던 그 시절의 소중함을 몰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슬프게도, 성장했다』는 제목에 더욱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엄연히 청춘은 청춘이다. 딱 그 나이대가 분명 존재해서 조금씩 나이들어감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영원히 오지 않을 그 시간들과의 작별은 분명 아쉽게 느껴지고 그런 이유로 성장을 슬픔에 비유한 표현도 일견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또 어떻게 보면 슬프다고는 했지만 슬픔과 고단함을 딛고 성장했으니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고 이 책의 작가는 과연 어떤 청춘의 시간을 지나 성장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은 비교적 길지 않은 호흡의 문장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문장들이 의외로 마음에 오래 머문다. 가볍게 느껴지는 않은 문장들 속에서 성숙이라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리라.

특히 감성적인 글만큼이나 감성 풍부한 사진들은 글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글을 더욱 빛나게 하는데 글과 사진 모두 작가님이 혼자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니 사진을 담아내는 솜씨도 상당한 분이구나 싶다. 

아마도 자신이 느끼는 감상, 생각들과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담고자 한 마음이 글에서도 사진에서도 보이는 탓일테다.

일상 속 소소한 감상들, 순간 순간을 담아낸 책이지만 솔직함이 느껴지고 공감을 자아낼만한 글귀들이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떤 상황일 때 썼는지, 어떤 연유에서 이런 글들을 썼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겠지만 마치 누군가에게 하는 고백,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현재의 행복감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희망이 고스란히 담긴 글들이라 읽으면서 더욱 공감하게 되는 이유가 아니였을까 싶다.

깊어가는 가을 감성적인 에세이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제격일 작품, 『슬프게도, 성장했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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