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에드거상 수상작가인 앤서니 호로위츠가 선보이는 『숨겨진 건 죽음』은 천재형 전직 형사 호손과 그에 반해 어리숙한 소설가 호로위츠 콤비의 활약이 돋보이는 두 번째 수사 시리즈를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책의 작가명과 호손의 파트너로 나오는 호로위츠의 이름이 같다. 작가가 자신을 극중 인물로 등장시켜 독자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구성이지만 그래서 은근히 더 재미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혼 전문 변호사 프라이스의 죽음을 둘러싸고 총 여섯 명의 용의자 중에서 과연 누가 범인인가를 밝혀내기 위한 호손과 호로위츠의 활약이 그려지는데 피해자가 살해된 현장에서는 벽에 182라는 숫자가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하는 궁금증도 함께 들었다.그렇다면 여섯 명의 용의자들은 왜 수사대상에 올랐을까?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자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먼저 유명한 작가로 등장하는 안노 아키라는 프라이스가 죽기 전에 그를 죽이겠다는 협박을, 더군다나 와인병으로 치겠다는 언급을 했는데 실제로 프라이스는 와인병에 맞아 살해되었던 것이다. 또 한 명의 프라이스의 의뢰인으로 안노의 전남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의 전부인이 사로로 죽었다는 점에서 묘한 의문점이 생긴다.변호사의 남편인 스티븐 스펜서도 용의선상에 오르는데 그는 알리바이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며 변호사와 친분이 있던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이비나 리처드슨 역시 수상쩍기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녀는 남편 찰스를 <동굴 탐사 사고>로 잃었는데 그 사건을 프라이스가 함께 겪었기 때문이다.나머지 두 사람은 돈 애덤스라는 출판업자이며 역시나 <동굴 탐사 사고>와 관련이 있는 수전 테일러이다. 아예 프라이스를 협박한 사람처럼 유력한 용의자도 보이지만 뭔가 의심스러운 사람들까지 용의자는 다양하다. 심지어 그녀 남편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그는 왜 굳이 사건 당일 어머니를 만나러 갔었다는 거짓말을 한 것일까? 아니면 모 탐정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처럼 모두가 공범인 경우일 수도 있을까? 명확하든 의심스러울 정도든 여섯 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수상하긴 하다. 적지 않은 용의자들 사이에서의 진실찾기는 의외로 흥미롭다. 한 인간의 죽음에 이토록 많은 일들이 얽힐 수 있구나, 그저 단순한 원한만의 이유가 아니라 이들 사이에는 더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함과 동시에 진실을 추적 끝에 점차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까지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