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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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컬트 호러 소설의 대명사, 대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백해로 작가님의 신작을 만나보았다. 이번 작품에선 아예 제목부터가 『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이다. 작가님은 그동안의 작품들에서 '섭주'라는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 신앙, 특히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을 소재로 한 작품을 그려냈었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되었다. 

한국의 민속 신앙이 만들어내는, 그리고 그것이 현대적 공포와 만났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내는 스토리는 작가님만의 시그니처 같기도 한데 이번 역시 섭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우리가 오래도록 간직해 온 전통 무속 신앙적 공포에 현대적 호러가 역시나 잘 그려지고 있는 작품이였다.
「수낭면에 가면 수낭법을 따르라」의 주인공은 이상식이라는 교사이다. 그는 섭주의 한 면에 위치한 학교로 부임을 오게 되고 선생님들과의 술자리에서 학교 앞에 위치한 화장실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당시로서도 흔치 않을 미국 생활에서 돌아 온 아메리카 김이라는 사람. 공교롭게도 그의 귀향과 함께 마을에는 전염병이 돌게 된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외지, 그것도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 들어 온 후 역병이 돌면 사실 그래선 안되겠지만 사람들은 원망의 타깃을 그 사람에게 돌리지 않을까?

역시나 마을 사람들은 아메리카 김을 전염병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그의 집에 불까지 저지른다. 이에 당연히 김은 화가 나고 이 일로 마을 사람들과 김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된 셈인데 과연 이 일이 화장실과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뭔가 어릴 적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있던 재래식 화장실의 공포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했다. 어린 마음에 얼마나 무서웠던지...

「며느리는 약했지만 여인은 강했다」는 공포소설을 쓰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그녀가 섭주라는 곳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되는 최 진사댁 고택에 얽힌 비밀인, 고택의 주인이였던 최치선의 며느리와 관련한 기이한 일들을 조사하게 되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지막 나오는 「지옥에 떨어진 형제」라는 이야기는 화가 이정욱과 그가 그린 그림이 화제가 된 이후 당시 화가를 인터뷰했던 기자에게 한 권의 책이 소포로 도착한 이후 알려지는 화가를 둘러싼 충격적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역시 박해로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단편들 속에 담긴 스토리가 상당히 흥미로워서 그의 작품을 기다렸던 독자들이라면 후회없는 선택이 되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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