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은희 옮김 / 부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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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특히나 미스터리/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이름이 바로 '에도가와 란포'일 것이다. 더욱이 그의 이름을 딴 '에도가와 란포상(1955년)'이 있을 정도로 일본 추리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으로 이 상이 제정된 것만 해도 무려 70년이 넘었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라 일본 소설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는 문구가 있으면 좀더 관심이 가는게 사실이다. 

그 정도로 영향력을 끼친 장본인의 작품을 모아 놓은 책이 바로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이다. 기괴한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란포 세계를 맛볼 수 있는, 그동안 그의 이름을 딴 작품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을 만나본 사람들이라면 그 상이 있게 한 장본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기담 16편이 실려 있다는 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편수이며 단편들이지만 명성에 걸맞는 분위기와 스토리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싹함을 넘어 기괴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야기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일본 특유의 괴담이 갖는 분위기의 원조격이라는 생각도 든다. 

형을 죽이고 그 형의 행세를 하면서도 살인을 멈추지 않는 남자의 이야기는 「쌍생아」라는 제목으로 펼쳐지고 태평양 전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은 군인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색다른 방향으로 풀어낸 「애벌레」,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여준 멸시를 살인으로 되갚아 주는 존재로 변해버린 「춤추는 난쟁이」, 임신부들이 유산이 이어지는 사건을 그린 「독풀」, 사람들을 모아두고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백일몽」, 비밀스러운 가면무도회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다룬 「가면무도회」, 몽환적인 느낌도 들면서 벗어날 수 없는 공간에 갇혀버린 공포를 느낄 수 있는 「화성의 운하」 등이 소개된다.

책의 페이지수에 비해 작품 수가 제법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짧은 이야기는 10페이지 가량인 경우도 있고 나름 길다 싶은 이야기도 30~40페이지 정도이다. 그러니 짧은 기담들을 모은 것인데 그래서 한편 한편에 더욱 몰입하게 되고 각각의 기담이 갖는 기괴함이나 반전, 장르소설로서의 재미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면서 왜 그를 '세계 3대 추리소설 작가'라 지칭하는지, 일본 추리소설 업계는 그의 업적을 기려 그의 이름을 딴 '에도가와 란포상'을 그토록 오래 전에 제정했는지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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