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의 시간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스다 미리 작가의 최신 에세이, 『런치의 시간』이다. 일상 스토리를 간결한 만화로 그리지만 공감력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거리두기, 이동 제한의 시절을 겪던 때에 잡지 <소설 현대>에 동명으로 연재를 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순서상으로 따지자면 연재가 먼저였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전세계를 휩쓴 경우이다. 그래서 이야기의 초반에는 편집자와 자유롭게 여러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말로 이동이나 출입의 제한이 있었는데 일본 역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으라는 의미의 슬로건이라고 하는 '스테이 홈'을 하던 때에 런치의 시간을 이어가는 이야기가 나오고 책의 후반부에는 외출도 가능해져 런치를 먹으러 가는 이야기가 나오는 구성이다.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 건 자그마한 행복 같지만 아주아주 자그만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주아주 큰 행복이지 않을까?'(시작하며 中)

먹는 것에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의외로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거나 아니면 식도락이나 미식여행은 아니더라도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의외로 그런 시간들이 정신적으로도 행복감을 선사하는데 이 책을 보면 목차가 곧 런치 메뉴로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런치 타임에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와 관련해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음식 그 자체에 대한 맛 평가도 있고 때로는 어떤 음식을 먼저 먹고 그 음식을 즐겨 먹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는 경우도 있다. 먹는 행위 하나로도 얼마든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싶어 일상의 런치 타임도 이렇게 책으로 출간할 수 있는 걸 보면 괜히 작가가 아니구나 싶다. 

정확히 언제 먹었는지 날짜가 나오진 않지만 책에서는 제법 많은 런치의 시간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는데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하기도 하고 런치를 즐기는 도중 주변의 분위기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바를 그리기도 한다. 

단지 음식 이야기만 있었다면 이 책은 상당히 식상하고 그냥 맛집 내지는 음식점 그리고 음식 소개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책의 내용을 보면 그 음식과 관련해서 당시의 감정이나 일화, 주변의 분위기 등을 함께 담아냈기에 그런 감상과 감정 이야기 속 공감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있어서 역시 마스다 미리다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그녀의 이런 일상 스토리가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