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증후군 토마토미디어웍스
이누준 지음, 전성은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야 특급 열차에 타게 된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바로 『북상증후군』이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북상하는 심야의 특급 열차 속 사람들, 그중 코토하는 하루아침에 회사가 망한 경우다. 그날 하루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지만 회사 입구에는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망함도 잠시 코토하는 고향인 삿포로에 가 있는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지만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동안 장거리 연애를 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지금 끊는 전화 통화와도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던 코토하는 다분히 충동적인 결정으로 삿포로로 떠나는 심아 특급열차를 타게 된다. 뚜렷한 목적이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조차 없이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런 코토하에게 켄타라는 묘령의 남자가 말을 걸어오고 놀랍게도 그는 답답하고 고민스러운 코토하의 사정을 알기라도 한듯이 자신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라고 권유까지 하는데...


하지만 충동적이고 선택으로 이뤄진 낯선 기차 안에서 만난 수상한 남자의 제안은 의심스럽다. 하지만 겐타의 나름 납득되는 이유에 그에게 자신이 지금 처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조금씩 기차가 북상하는 가운데 새로운 승객들이 하나 둘 열차에 오르고 승객들은 자신들이 지닌 고민들을 고토하가 그러했듯 겐타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고민이 있을 때 고민을 이야기조차 못할 때도 있다. 다들 힘들게 사는 것 같은데 이만한 고민을 고민이라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걸 이상하게 볼까 싶은 마음도 솔직하게 있을 것이고 애초에 마땅히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겐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은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을 겐타를 통해 털어놓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위로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는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공감을 보낸다. 어떤 경우에는 질책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이야기를 속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니 마치 이 심야 특급 열차는 그 자체로 상담실 같은 공간이 되어버린다. 

성별도, 나이도 살아 온 과정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기에 그들이 고민하는 바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각기 다른 고민일지라도 누군에게 마음 편히 이야기하고때로는 잘못에 대한 지적도 받지만 전반적으로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 

낯선 사람들이 탔던 심야 특급열차가 하나의 열차 속 각자의 여정을 실고 달리지만 그속에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나눈다는게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