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책세상 세계문학 8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고봉만 옮김 / 책세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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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있어서 인생작품으로 불리기도 하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나 역시도 상당히 많은 버전으로 이 작품을 수 차례 만나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읽었던 『어린 왕자』는 도대체 왜 사람들이 그토록 찬사를 보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다시 만나 본 작품은 과연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그 작품들과 동일한가 싶을 정도로 그 느낌이 남달랐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경험치들이 쌓이고 여러 인간관계를 맺고 나이가 들면서 이별의 경험이 생겨날수록 『어린 왕자』는 진가를 발휘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말했는지,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깨달았던것 같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뻔하다 못해 너무나 흔한 이야기를 이런 작품으로 자연스레 이끌어낼 수 있는 생텍쥐페리야말로 얼마나 대단한 작가인가 싶다. 마치 자전적 이야기에 상상력이 가미된 것 같은 이 작품은 그의 죽음과 함께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비행기의 고장으로 사라하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 앞에 자신을 소행성 B612에서 왔다는 어린 왕자가 나타난다. 물조차 발견하기 힘든 광활한 사막, 언제 구조가 될지, 자신이 비행기를 고쳐 탈출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마치 신기루 같은 존재라고도 여겨진다.

 

그런 어린 왕자와의 이야기를 통해서 조종사는 많은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 본 그가 지구에 오기까지 만났던 사람들. 다소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여러 행성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현재를 정신없이 살아가는, 어릴 적 동심을 찾기엔 너무 바쁘고 힘든 어른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였다.

 

두 사람의 선문답 같은 이야기이자 대화, 그리고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가운데 이어졌던 사막여우와 어린왕자의 이야기. 한때 동물원 같은 곳에 가면 사막 여우를 꼭 찾아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때가 떠오른다. 괜히 이 녀석이 어린왕자와 대화를 했던 그 녀석이구나 싶기도 했던 것이다.

 

지극히 순순한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 본 어린 왕자의 이야기. 그래서 백치미에 가까운 순수함이 보이지만 그것이 밉거나 귀찮지 않은 것은 의도되지 않은 순진무구함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대략적인 이야기, 주요 명장면(모자라고 생각했던 보아뱀 이야기나 양 그림, 그리고 사막 여우와의 만남 등)들이 바로바로 떠오르지만 막상 책을 직접 읽어보면 생각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다시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작품이 바로 『어린 왕자』일 것이다. 

 

순수함과 섬세함 그 자체로 여겨졌던 어린 왕자. 그래서 세상의 너무 많은 것을 알아가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국 다기가 떠나온 소행성 B612로 돌아가야 하는 이별이 정해진 만남에 언제 또 이들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라 왠지 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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