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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ㅣ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평점 :

『감찰무녀전』은 『한성부, 달 밝은 밤에』의 김이삭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역사추리소설로서 무녀이나 신기가 없고 유생이나 귀신을 보고 판수이나 앞을 보지 못하는 세 사람이 만나서 도성과 경기 일대에서 발생한 괴력난신을 조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세 사람의 조합이 참으로 흥미롭다. 각각 무산, 설랑, 돌멩이란 인물인데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 보이는 조합이나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이들이 서로 힘을 합쳐 어떻게 두박신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때는 세종 18년으로 그려진다. 두박신이 뭔가 싶어서 확인을 해보니 사나운 귀신 중 하나로 실제 세종 때 경기도 지방의 백성들 사이에서 전해져내려오는 제사와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역사적 고증이 밑바탕이 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보통 이렇게 백성들 사이에서 떠도는 괴담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백성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인데 이것이 실제로 세종 때에 두박신 사건이 있었다는 점에서 과연 누가 왜 이런 일을 꾸미는 것인지,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이득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진실 또한 흥미진진해 보인다.
무산은 무녀임에도 불구하고 신기가 없는데 그 대신 추리 능력이 뛰어난 사건 파악에 능하고 양반댁의 서자인 설랑은 아이러니하게도 귀신을 보는 인물이다. 어찌보면 묘하게 무산과 설랑의 캐릭터 설정이 엇갈려 보이는데 이게 은근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당연하지 않은 설정이랄까. 마지막은 판수 돌멩은 앞을 보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이 세 사람은 각자가 가진 능력치를 이용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우며 사건 해결에 앞장선다.
흔히 삿된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들의 등장이 스토리의 재미를 더하고 사건을 풀어가는 인물들이나 그 주변인들의 면면이 높은 직책의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서민, 천민 등에 가까워 어떻게 보면 무속신앙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음과 동시에 유교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에서 무속 신앙이 어떤 식으로 존재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두박신은 일종의 복수를 하는 존재로 여겨지는데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 군상들의 욕심이 묻어나고 그 와중에 세 인물의 세밀한 사연들이 무속신앙과 관련해서 잘 드러나는데 이는 또 신분제 사회 속에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하는 이들이 꿈꾸는 희망의 세상을 향한 갈망은 역사+추리+무속신앙과 사회 비판까지 곁들어진 멋진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