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17회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이다. 수상작인 박소해 작가님의 「해녀의 아들」을 시작으로 우수작 6편 그리고 심사평이 수록되어 있는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있어서 이렇게 추리문학상이 있다는 것은 참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해 가장 뛰어난 단편 추리소설에 주어지는 황금펜상이라는 점에서 작가님에게도 상당히 영예로운 상이 아닐까 싶다.
먼저 수상작인 박소해 작가님의 「해녀의 아들」은 해녀의 죽음이 등장한다. 바다에서 죽은 해녀, 처음에는 사고로 죽었을거라 생각하지만 이후 이것이 살인사건임이 밝혀지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여기에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들이 언급되면서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의 범주를 넘어서는 이야기로 변주된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이 과연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본다면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서 주로 보이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표상 같아 제17회 황금펜상을 수상할만 했구나 싶어진다.
이외에도 서미애 작가님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는 헬스클럽의 퍼스널트레이너인 주희와 그곳의 회원 은서를 통해서 여성이 단순 피해자나 약자라는 공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보여주며 김영민 작가의 「40피트 건물 괴사건」는 마치 밀실 살인같은 트릭이 묻어나는 살인 사건의 장소가 상당히 매력적이라 이런 아이디어를 구상한 작가님이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던, 그래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이야기였다.
여실지 작가님의 「꽃은 알고 있다」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주인공이 파멸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에만 있지 않고 그 이후의 결과 역시 개인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홍선주 작가님의 「연모」는 한 학교를 무대로 교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도는 소형이라는 학생과 교생인 민우의 관계가 학교에서 그리고 이후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지를 반전있게 그려내고 있다.
홍정기 작가님의 「팔각관의 비밀」은 팔각관이라는 밀실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속에서 독살 트릭까지 더해진 그래서 어떻게 보면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면서 신선한 트릭까지 볼 수 있기에 추리소설 장르로 보면 가장 재밌는 작품이며 마지막 송시우 작가님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실제 초등학생을 유괴/살인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에서 과연 실제 사건을 어떻게 미스터리하게 풀어냈을지와 이 작품을 통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읽으며 좋을것 같은 작품이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만 동일할 뿐 그 안에 담긴 소재도 트릭도 메시지도 다른 7편의 작품이 갖는 각각의 매력을 모두 만끽해 볼 수 있어서 기회가 닿는다면 이전에 출간된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을 챙겨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