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인생 앤드 앤솔러지
권제훈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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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집 한채 갖기란 쉽지 않았다. 오죽하면 뉴스에서 얼마를 버는 사람이 평생 한 푼도 안쓰고 얼마를 보아야 서울에 집 한 채 산다는 애초에 불가능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서 불안 심리가 작용해 일명 영끌했던 사람들이 대출 이자로 고생하고 전세사기로 목숨을 읽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그런 가운데 점차 우리나라도 자가 아니면 월세가 되는 건가 싶어 주거 불안정은 더욱 가속화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 건축가가 젊은 세대는 더이상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을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고 하는 말이 이해도 되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이런 집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인 『전세 인생』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낸것 같아 읽으면서도 집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가장 처음 소개되는 「오꾸빠 오꾸빠」는 JTBC에서 방송되고 있는 <톡파원 25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처음 들은 말인데 남의 집에 들어가서 일정 시간을 보내면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해도 쫓아낼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를 악용해 퇴거하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니 아무리 인권이 중요해도 남의 재산권과 주거침입을 정당화하는게 말이 되는가 싶다.

 

작품은 바로 이 오꾸빠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이걸 단순한 고급 주택에 대한 허영심으로만 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유령들」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오히려 한 달 알바비보다 월급이 적다는 공무원이지만 여전히 응시하는 사람들은 많은 가운데 공무원 시험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노량진의 고시원 풍경과 공무원 수험생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요즘 부동산 뉴스와 관련해서 결코 간과할 수 있는 문제인 전세 사기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오며 세상에 자신의 유일한 보금자리 같은 작은 공간 조차 제대로 허락되지 않은 냉혹한 현실을 다룬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임대주택 당첨과 관련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하는 이가 전 애인이라는 점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하이퍼 리얼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특히 집(내지는 내 집마련, 내 집 등)과 관련해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 중 극히 일부를 다룬 책이지만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키워드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흥미로움 이상의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읽는 내내 주거 안정, 집이 가지는 의미, 그 집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 등의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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