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영매사 - 수상한 퇴마록 토마토미디어웍스
아즈미 라이도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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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볼 수 있지만 퇴마 능력은 없는 가짜 영매사, 구시비. 세간에서는 '이 시대 최고의 영매사'로 알려져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종의 콜드 리딩 능력 때문이다. 마치 셜록 홈스가 주변 상황이나 그 사람의 외관 등을 통해 여러 진실을 추리해내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처럼 구비시 역시 그 사람의 옷차림, 상태, 하는 말 등을 통해서 마치 무속인이 과거나 미래를 점치는 것처럼 진실을 알아맞춘다. 

 

그러니 뭔가 뛰어난 능력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더해서 정중하게 영혼들에게 떠나줄 것을 요청하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어 억울함(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되는) 풀어주니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퇴마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런 구시비 곁에는 특별한 이유로 어느 때부터인가 구시비처럼 영혼을 볼 수 있게 된 조수 미유키가 있다. 이상과 같은 능력으로 자칫 사기꾼이 될 수 있는 구시비 곁에서 그가 도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혼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들의 사연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도록 하는 조수지만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렇게 구시비와 미유키가 모 방송사의 의뢰를 받아 폐가(폐건물이다)로 유명한 곳에 퇴마 의식을 하러 오게 되고 생각과는 달리 그곳에는 진짜 영혼이 있음을 알게 된다. 스가이 타쓰히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남자. 폐건물에서 뭔가를 찾던 와중에 구시비와 미유키와 맞딱뜨리게 되는데 그의 사연을 듣고 그가 폐건물을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와주다보니 그가 죽기 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사실을 알게 되는데...

 

성실하게 회사원으로 살아 온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보였던 그 성실함이 그를 지금의 상황에 놓이게 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던 이야기 「성실한 남자」다. 

 

두 번째 「첫사랑」은 한 원룸에 귀신이 있어 세입자가 들어오지않자 첫 번째 사건 해결로 유명해진 구시비에게 의뢰가 들어오고 그렇게 찾아 온 원룸에서 처사랑과의 행복한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살해를 당한 미네야마 아리사라는 여성의 영혼이 있었다.

 

그녀가 살해당한 후 떠나버린 자신의 첫사랑이자 결혼할 남자였던 요코에 준을 기다리고 있기에 떠날 수 없었던 아리사, 과연 그녀가 죽던 날 이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네 작품 중 가장 섬뜩하면서도 반전의 반전이 있었던 이야기다.

 

 

「자랑스러운 나의 형」은 읽고 나서도 뭔가 가슴이 답답해졌던, 쇼타 형제가 제대로된 보살핌과 적절한 때에 도움을 받았다면 형제가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너무 마음 아팠던 이야기다. 형도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했던 중학생인데... 가족끼리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이야기했다면 이 정도가 되진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혼이 된 형이 동생을 찾아오는 부분만 빼고선 지금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소재의 이야기라 더욱 여운이 남았던 작품이다.

 

마지막 「엉겨 붙은 그들」은 한 마을의 폐허가 된 저택으로 구시비와 미유키가 1편의 촬영팀과 함께 방송 촬영을 오게 되고 영혼이 없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미유키가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저택에 내려진 저주 같은 이야기가 섬뜩함과 쓸쓸함을 자아낸다.

 

이 상의 네 가지 사건을 해결했던 두 사람이 애초에어떻게 만나 콤비가 되었는지를 알게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전체 이야기의 프롤로그인 동시에 에필로그가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이 또한 반전을 선사한다. 그러면서 과연 구시비는 왜 그날 미유키를 마주했을까에 대한 부분은 정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 그들의 관계 속에 어떤 사연이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는 작품이였다. 

 

현재 일본에서는 『가짜 영매사 2 : 방황하는 영혼을 찾아서』 가 출간이 된 것 같은데 국내에도 빠른 시일 내 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무섭지 않게 오히려 감동적인 부분도 있는 가짜 영매사 구시비 주조의 진심 어린 퇴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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