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역에서 걸어서 8분, 빈방 있습니다
오치 쓰키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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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오우치 카페를 물려받게 된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주로 단골손님들을 위해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미키코라는 친구가 이혼 후 오우치 카페로 오게 되면서 카라의 조용했던 삶도, 평화롭던 오이치 카페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어온다.

 

미키코가 오우치 카페를 셰어하우스로 만들자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이야기대로 입주 공고까지 낸 가운데 의외로 오우치 카페를 찾아오는 입주 예정자들이 있고 이들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을 셰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에 조금씩 스며들며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런 가운데 원래 카페이다보니 그곳엔 카라가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커피를 내렸던 것처럼 블렌드한 커피를 제공하게 되는데 어쩌면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지내고 같은 것을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들은 분명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는 낯선 타인 그 자체였지만 어느새 가족 못지 않은 서로간의 정을 쌓아가게 된다.

 

제목처럼 가마쿠라 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 자리한 오우치 카페. 어떻게 보면 이제는 주인이 된 카라의 성이기도 한 오우치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카라에겐 집과 같은 공간이고 이는 이후 이곳을 셰어하우스로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공간이 되어준다. 

 

어릴 적 집을 나간 어머니로 인해 아버지와 살다가 그 아버지마저 돌아가신 후 홀로 남겨지다시피했던 카나에게 카페의 셰어하우스화는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니와 전체적인 생활 패턴까지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진 사연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을 생각해보게 만들고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분명 깨닫는 바가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일본의 감성소설에서 자주 보이는데 그런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더없이 만족스러울 것 같은 작품인 동시에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리즈로 나오거나 드라마화해서 제작/방영해도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오우치 카페의 건물이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동네가 자아내는 분위기 등이 잘 어울어져 한편의 힐링 드라마 같은 그런 작품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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