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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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를 통해서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선정된 정보라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SF 스릴러 장르의 신작 장편소설 『고통에 관하여』는 제목 그대로 고통의 근원에 대해 다루고 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특이한 체질도 분명 있겠지만 그게 정상적인 상태는 아닐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차이는 있을지언정 고통을 느끼지 못할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인간의 고통을 ‘NSTRA-14’라는 진통제를 통해서 무력화시킨다는 설정이 그려지는데 과연 이럴 경우 인간은 영원히 고통에서 해방되어 만족스러울까? 한편으로는 이 고통이라는 것이 단순히 신체적 고통만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감정적으로 느끼는 고통도 해당되는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일종의 진통제인 ‘NSTRA-14’를 만든 제약회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싶은 가운데 의외로 이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쪽이 종교단체라는 점도 흥미롭다. 보통 종교단체는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해주는 존재아가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이 작품 속에서 제약회사는 고통을 무력화시키고 종교단체는 고통이 인간을 구원해준다고 말하니 이 묘한 갈등 구조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고통을 굳이 참을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알약으로 그 고통을 제거할 수 있는 제약회사와는 정반대로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고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종교단체의 갈등은 이후 폭탄 테러에 이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종교가 과연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그와 반대로 진짜 고통이 모두 사라지면 인간은 정말 괜찮은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그 와중에 폭탄 테러 이후 해당 종교의 교단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게다가 피해자는 한 둘이 아니면 놀랍게도 그 피해자가 모두 교단 지도자들이라는 점에서 사건은 심각성을 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차원에서 과거 제약회사에 테러를 했던 태를 찾게 된다. 

 

그렇게 태를 통해서 교단에 대한 감춰져 있던 이야기도 세상 밖으로 나온다. 태는 교단의 주장이기도 했던 인간에게 고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신념처럼 따르던 존재로 스스로도 그걸 감수하며 살았고 주변 사람들도 이로 인해 잃은 경험이 있다. 이런 태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의 형인 한이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붙잡히게 되고 결국 갇히게 되지만 그 이후에도 살인사건은 벌어지는데...

 

정보라 작가님의 글은 확실히 그 상상력이 기묘하다. 예상 외의 전개, 그리고 흥미로운 설정이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기에 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저주토끼』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신작인 『고통에 관하여』도 충분히 재미있게 느껴질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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