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ㅣ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를 좋아해서 국내외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너무나 잔혹한 미스터리를 보고 있으면 왠지 누가 따라할까봐 무서운 요즘이다. 그런 가운데 ‘코지 미스터리’를 표방하면서 명탐정, 뛰어난 수사관이나 경찰관이 아니라 왠지 어딘가에 있음직 하지만 분명히 가상의 도시이자 동네인 허실시를 배경으로 한 우리네 이웃들이 생활 속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바로 『허실시 기담괴설 미스터리』이다.

범유진 작가의 「최애빵 구출 레시피」는 노지연이라는 인물이 제목 그대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빵에 마치 귀신이 붙은거 마냥 귀신이 나타나자 결국 이 빵이 더이상 판매되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야기가 그려지고 박하루 작가의 「학교의 흉터」는 무려 삼국유사에 유래가 된 일종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추리해서 색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정마리 작가의 「사굴기담」은 돈과 인간의 욕망이 불러오는 끔찍한 사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김영민 작가의 「서울 에듀 학원 전설」은 흔히 학교 괴담이 있듯 이 학원의 특정 강의실(일명 저주받은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가 실종된다는 일종의 학교 괴담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만약 실제로 이런 괴담과 실종 사건이 결합한 가운데 자신이 이 강의실을 담당해야 한다면 현실적 공포는 극에 달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인데 이 괴담을 괴담으로만 남겨두지 않으므로 결국엔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마지막 그린레보 작가의 「H골 여우 누이 설화 변이형에 관한 한 가지 해석」은 허실시에서 개최된 ‘요괴소설 컨퍼런스’와 이 동네에서 이전부터 내려오는 여우 누이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펼쳐진다.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다양한 형태의 괴담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허실시에 존재하는 괴담들 역시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온 구전 설화 같은 이야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합된 괴담이란 형태로 더욱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도 하고 괴담의 정체가 궁금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괴담이지만 너무 무섭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재미있게 잘 짜여진 스토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허실시 기담괴설 미스터리』는 5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미스터리 단편소설 모음집으로, 동일 작가가 쓴 『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도 세트처럼 이미 출간되어 있으니 기회가 닿는다면 함께 읽어봐도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