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소방단

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한자와 나오키』, 『하늘을 나는 타이어』, 『민왕』으로 잘 알려진 이케이도 준의 신작소설 『하야부사 소방단』는 최근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방영되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시골 마을 하야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작가와 연속 방화범의 대결이 그려지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최초의 전원 추리소설을 선보인다고 하니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작품은 ‘코믹+추리+로맨스+전원 소설’의 결합체라고도 하니 도대체 이 작은 마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 싶어질 정도인데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미마 다로가 있다. 그의 직업은 미스터리 작가이다. 어떻게 보면 연쇄 방화 사건이 벌어지는 조용한 마을의 비밀을 추리하기에 딱인 직업인 셈이다. 

그런 다로가 도시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하야부사로 귀향하게 되는데 사실 이곳은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소방단은 무엇일까? 그가 하야부사로 온 뒤 의용 소방대 같은 것으로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먼 곳에서 소방차가 오기 전에 초동 대처를 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이다. 

워낙 시골이고 사람도 많지 않은 가운데 외부에서 온 그가 이 의용소방대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제안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게다가 마을을 스스로 지킨다는 명분인데 무슨 수로 거절할까 싶은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마을에 뭔 일이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들어 일단 가입하는게 좋겠지 싶기도할텐데 어찌된 일인지 다로가 소방단에 들어간 직후 출동하는 일이 벌어진다. 초짜라 하기에도 부족한 다로가 화재 진압의 경험까지 단기간에 한 셈이다. 
 

그러다 다로는 이 마을에서 연쇄 방화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작은 곳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을까 싶은 의문은 오히려 그런 마을의 특수성 때문에 누군가를 의심할 수 없기에 범인도 쉽게 유추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알게 된다. 흔히 누구네 집에 숫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마을이 작고 오래된 곳이라면 이런 이야기도 얼핏 이해가 된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평화롭게 보낼 것 같았던 시간은 오히려 작고 소수이다보니 뭔가를 할때 빠지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 보인다. 게다가 외지인인 다로는 어딜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끌 것이고 여러모로 이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로는 하야부사에 동화되고 있다. 

작품 속의 하야부사는 언뜻 우리나라의 작은 시골 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도 있다. 게다가 흥미로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태양광 패널을 둘러싼 이야기가 나오는데 점차 시골은 물론 중소도시까지 인구가 소멸해가는 일본 역시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런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된다. 

게다가 내부에서 살면 자칫 발견하기 쉽지 않은, 설령 발견했다 하더라도 입밖으로 내기 쉽지 않은 일들을 외부에서 온 다로의 시선에서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