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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ㅣ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한 극단의 오디션에 합격한 7인이 외딴 산장에 모인다. 이들을 불러모은 연출가는 이들에게 일종의 상황극을 유도한다.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몇 가지 정해진 설정에 따라 출연할 배우들이 이후의 내용들을 만들어가라는 것인데 7인은 눈이 내려 통신 등이 두절된 산장에 고립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차로 10분 거리에 펜션 주인이 있고 전화도 연락이 가능하다. 다만, 외부로 연락이 되는 순간 이 상황은 끝나고 오디션 합격까지 취소된다.
그렇게 도착한 펜션에는 모두가 죽은 채 끝이나는 추리소설 5작품이 7권이 구비되어 있다. 7인은 의아하지만 일단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그 상황에 충실하고자 한다.
첫날은 식당 당번을 정하고 밥을 먹고 각자 자율대로 정한 2층의 방으로 가서 잠을 자는데 전날 밤 늦게까지 피아노를 쳤던 여자 단원이 사라지고 그곳에 쪽지가 발견되면서 단원들은 드디어 뭔가 상황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으로 각자가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이며 단원은 어떻게 되었는지 등을 추리하게 된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이 일이 그저 연출가의 설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곧이어 단원 중 한 명이 또다시 사라지고 이번에는 진짜 피가 묻어 있는 흉기까지 발견되면서 이것이 진짜 설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어쩌면 진짜 살인사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과연 이 고립된 산장(이라고 설정된)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단 한 명만이 근단 외부에서 오디션을 통해 들어 온 사람이라는 점(구라 가즈유키)과 그가 오디션에서 본 줄리엣 연기를 너무나 잘했던 한 여자 단원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다른 단원들이 보인 수상쩍은 반응이라든가 단원들 사이의 묘한 분위기는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를 추리해가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가상으로 시작된, 설정이라 믿었던 살인사건의 추리가 실제가 되면서 벌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클로즈드 서클을 독자들은 작품 속 단원들 마냥 함께 추리해볼 수 있고 동시에 유일한 외부의 다른 극단 소속이였던 구라의 독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점도 사건의 진행과 함께 분명 어떤 의도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기에 구도의 독백, 작품 속 살인사건의 추리라는 두 줄기에서 접근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