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제물

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ㅣ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의 모티브가 된 사건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너무나 충격적이였던, 가스라이팅인 동시에 사이비 종교 교주의 사기이자 집단 학살이라고 봐도 좋을 사건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었는데 바로 이 작품에서 그 이야기가 다뤄진다고 해서 과연 시라이 토모유키는 그 결말을 어떻게 내고 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역대 최다 득표로 2023년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고 그 이외에도 각종 분야에서 미스터리 장르로서는 다수의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오토야 다카시라는 명탐정의 등장과 은둔의 고수마냥 오토야에 가려져 그 능력이 저평가되는 조수 아리모리 리리코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먼저 리리코가 뉴욕으로 간 이후 연락이 끊기고 이후 오토야가 리리코의 소재지를 파악하게 되는데 사실 리리코가 찰스 클라크라는 인물의 의뢰를 받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짐 조든이라는 교주의 정체와 그와 그가 이끄는 종교를 둘러싸고 있는 소문의 정체와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가이아나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오토야 역시 리리코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 작품 속에는 종교의 탈을 쓰고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들의 재산을 갈취하고 나아가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 가장 극악무도하게는 집단 자살로 이끄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없었던게 아니며 이런 내용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종종 등장하는 걸 보면 과연 이런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인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교주는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궁금했었기에 오토야와 리리코가 마주할 모습은 어떨지 기대되었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여전히 사건의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추정할 뿐이라는 미스터리로 존재하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토야와 리리코가 자신들의 신변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단절된 곳에서 짐 고든이라는 교주에 맞서, 그리고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그곳의 사람들을 상대로 어떻게 할지가 독자의 입장에서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그러하듯 사람들은 교주가 행하는 (자신들의 주장에 의하면) 기적을 보고 더욱 교주를 믿고 따르게 된다. 그러다보면 점차 그 사람의 말은 절대적인 힘을 얻고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성적인 판단은 불가능해지는 상태에 이른다. 

기적을 믿으며 믿음으로 교주가 주는 음료를 마시지만 그들이 얻게 되는 것은 결코 자신들이 기대했던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이미 늦어버리고 만다. 여전히 이런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그런 시각에서 접근하지 않고 미스터리와 그 미스터리의 해결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동시에 교주에 세뇌(요즘으로 말하면 가스라이팅이라고 해야 할지도)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편으로는 사이비 종교와 그 교주의 실체를 담아내는 부분도 있는 책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만남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이라 확실히 장르적 매력에 있어서는 충분히 흥미로울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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