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지붕집의 앤 빨간 머리 앤 전집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유보라 그림,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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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TV 앞에서 <빨간 머리 앤>의 오프닝 곡을 따라부르며 행복했던 시간이 떠오르는 책이다. 당시 만화영화를 보면서는 원작이 있다는 생각도 못했다가 이후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캐나다 작가를 알게 되었고 원작소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의 고향에는 초록지붕의 집도 있고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의 역할을 하며 관광객들에게 앤에 대한 추억을 선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그렇게 앤을 좋아하는 내가 꼭 가보고픈 곳이 되었다. 

 

 

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미 소설이나 일러스트로 그려진 다양한 버전의 작품을 많이 접했겠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빨간 머리 앤 전집은 총 8권이 한 세트의 완역본이다. 

 

매슈와 마릴라의 일을 도와 줄 남자 아이를 원했던 초록지붕 집에 무언가 잘못되어 여자아이인 앤이 오게 된 이후 그녀를 다시 돌려보내려고 하다가 결국 머물게 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매슈와 마릴라는 상당히 무뚝뚝한 사람들이다.

 

무례하진 않다. 오히려 앤이 린드 부인과의 마찰이 생겼을 때 단호함을 보이는 걸 보면 예의없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고 특히나 매슈의 경우에는 여자아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앤에게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데 그래도 가만히 보면 여러 면에서 앤을 배려하는게 보인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있어서 마릴라가 엄격함으로 규율을 가르친다면 매슈는 은근한 다정함으로 앤을 다독이는 역할이라 어떻게 보면 역할 분담이 잘 된 경우일 것이다. 오누이인 가정에 온 앤은 지금으로 봐도 그 가족구성원이 독특하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앤은 여러 부분에서 사건 사고를 일으킨다. 게다가 몽상가이기도 한 어린 시절의 앤은 너무나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마릴라와는 자주 마찰을 빚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라면 책 곳곳에 수록된 일러스트를 보면서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다. 마치 대사가 들리는 것 같다.(물론 내가 봤던 때의 목소리로...) 좋아하면서도 그 마음을 고백하기 보다는 괴롭히며 관심을 끌려는 길버트의 머리를 흑판으로 내리치는 앤의 모습도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1권은 앤이 처음으로 그린 게이블즈에 와서 좌충우돌하며 커스버트 오누이의 집에 적응하고 점차 말괄량이에서 숙녀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온갖 사건사고가 있었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더이상 어릴 때의 시끌벅적한 모습은 보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이나 예전이나 앤이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엔 이뤄내는 모습이 그려지는 이야기는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이다. 

 

 

책의 말미에는 위와 같은 작품과 관련한 여러 자료들이 담겨져 있다. 초판본, 영화 이야기, 몽고메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까지 앤 이야기 못지 않게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초록지붕의 집도 사진으로 실려 있다.

 

초판본의 일러스트는 확실히 앤을 처음 접했던 애니메이션 분위기와 다르다. 아이같은 앤의 모습이 아니라 퀸스의 여학생이 된 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이미 커버린 느낌이랄까. 워낙에 애니메이션이 더 익숙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이렇게 초판본의 일러스트를 만나는 것도 매력있다.

 

특히 초록지붕집에 대한 자세한 모습과 설명은 앤의 팬이라면 너무나 가보고 싶어질것 같은 자료들이다. 1권이 이렇게나 멋진데 나머지 7권은 어떤 매력이 있을지 전집은 정말 소장각이라고 생각한다.

 

빨간색의 양장본이 초록색의 박스에 담겨져 있는 모습으로 출시된 전집 세트를 보면 마치 초록지붕 안의 앤을 떠올리게 해서 디자인이 예술인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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